건우와 선화는 여수의 작은 마을에 사는 남매예요. 누나가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집을 나서면 초등학생 건우는 신이 나서 누나를 따라나서죠. 바구니 가득 나물을 캐고 나면 누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래를 불러요.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잘생긴 음악 선생님이 새로 오시고부터 누나는 부쩍 노래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누나의 소원은 멋진 음악 선생님이 되는 거래요. 건우의 소원은 멋진 제복을 입는 경찰이 되는 거죠. 옆집 덕구 아저씨처럼요. 그런데 요즘은 덕구 아저씨가 통 보이지 않아요. 모처럼 만난 날에도 잔뜩 화가 난 얼굴이라 말을 걸지 못했죠. 마을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