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행히도 태어나 자라면서 쓸모없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한 적도 없다.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쓸모 있어야 했다. 열심히 공부했고, 직장을 구해서도 더 쓸모 있기 위해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만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물론 더 안정된 일자리와 삶을 위해서는 노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의 시선과 기준으로 24시간 내내, 온 삶을 쓸모 있게만 살아야 할까? 모든 일을 쓸모 있는 ‘가치’로만 따진다면 한가롭게 산책하는 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는 일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 삶에서 쓸모 있는 일만 남겨 놓고 나머지는 모두 제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런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 실제 우리는 꽤 쓸모없는 일을 하며 산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슬그머니 죄책감이 들고, 스스로 게으르다고 탓한다.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쓸모는 없지만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자. 그래도 불안하다고? 이럴 때 인간에게는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장자』는 오래된 고전이다. ‘장자’의 이름을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에 짓눌려, 책의 무게에 짓눌려 다가가기가 힘들다. 오랜 시간 장자의 철학에 흠뻑 젖어 사유하고 글을 쓴 저자는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가파도에서 머물며 진짜 ‘장자’를 만났다. 장자가 말하는 쓸모없음에 대하여 깊이 끄덕이며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쉬는 길을 찾았다. 천천히 산책하듯 저자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장자와 함께 걸어 본다면 스스로 쉴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서문 007
1부 내편內篇: 장자의 핵심
그 무엇에도 갇히지 말라 016
하늘의 소리를 듣는 사람 020
삶을 보살피는 방법 025
쓸모없기를 바랐다 031
장애가 없는 자 누구인가 036
진정한 스승은? 042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049
2부 외편外篇: 장자의 확장
자신을 즐기라 056
말의 행복 061
언박싱의 역사 067
지배 중독에서 벗어나기 072
사람의 마음 기계의 마음 078
하늘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 084
원숭이에게 옷 입히기 090
나는 어떤 지식인인가? 095
문명의 계보학 101
강과 바다의 대화 107
진정한 즐거움이란 113
잊음이 생의 최고 경지 118
공자의 변신 124
지극히 아름답고 즐거운 경지 130
도道란 무엇입니까? 135
3부 잡편雜篇: 장자의 변형
어린이가 돼라 142
갇혀 있는 사람들 148
출세주의자에게 154
말로 사는 자들에게 160
말 없는 말 167
몸을 사랑하라 173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181
천하무적, 장자 189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196
인정 욕구에 사로잡힌 자들에게 205
마이너리티의 대향연 213
Author
김경윤
환갑이 되어 한반도 최남단, 주민 100여 명, 고양이 2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가파도로 내려왔습니다. 1년에 130만 원짜리 달팽이집을 얻어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배표를 팔고,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가끔 섬에서 새로 사귄 벗들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십니다. 가난하지만 넉넉합니다.
환갑이 되어 한반도 최남단, 주민 100여 명, 고양이 2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가파도로 내려왔습니다. 1년에 130만 원짜리 달팽이집을 얻어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배표를 팔고,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가끔 섬에서 새로 사귄 벗들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십니다. 가난하지만 넉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