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나라말, 2015)”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이응인의 7번째 시집. 이응인 시인은 경남 거창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40년 가까이 밀양에서 중학교 국어 교사로서, 현재는 교장이 되어 여전히 아이들과 부대끼며 ‘시가 되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교사 시인이다. 노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티 없이 맑고 고운 시선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세상을 대하는 시인의 ‘참 따뜻한’ 마음 씀씀이와 ‘진정한 평화’에 스며들게 하는 자연인의 정서에 흠뻑 젖어들 것이다.
1부에서는 퇴로 마을 아이들과 이웃들, 자연물을 바라보는 긍정의 시선에서 나오는 다정한 인간미를, 2부에서는 은행잎 편지가 전하는 안부와 밤비가 들려주는 라디오 같은 ‘소리들’ 속에서 일부러 하지 않아도 괜찮은, 자연스러운 평화를 만날 수 있다. 3부와 4부에서는 그냥 좋은 사람들과 늘 애잔한 존재인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을 순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시인의 삶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