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시인은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많은 꿈을 꾸었고 무엇이든 바꾸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를 가두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아갔고,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를 주문처럼 외웠던 것 같다. 시인에게선 유독 흔들리지 않는 어떤 믿음 같은 게 있어 보인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장소와 인물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가까운 사람인가 하면 멀고, 멀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성큼 우리 옆에 서 있는 사람, 한 번쯤 가 보았을 것 같지만, 어쩌면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 낯익지만 낯설고, 낯설지만 결코 낯설 수 없는, 어떤 경계 바깥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 그런 장면들이 마치 편지를 보낸 것처럼 말을 건네 온다. 시인의 시적 근원은 이렇게 시작된다. 시인은 부천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지금까지도 그곳에 살고 있다.
Contents
시인의 말
제1부 너를 위한 벽돌을 구워야겠다
낙원교회 13/ 기억의 방식 14/ 풍수원 성당 16/ 산호초 줍는 저녁 18/ 포옹 20/ 블루베리 22/ 사랑하게 되는 일 24/ 표지의 입술 26/ 러시아 학생 28/ 춥게 걸었다 30/ 푸른 계단 32/ 정전 34/
제2부 사소한 바람이 발효의 시간을 견디게 한다
버리고 간 꽃이 죽지도 않았다 37/ 소나기 38/ 공항 40/ 스웨터 읽는 시간 42/ 백년, 거리에는 44/ 나의 나무 46/ 얼룩말 48/ 복도에게 50/ 바게트 52/ 고래의 노래 54/ 고무나무가 있던 골목 56/ 2년생 58/
제3부 어떤 사물은 슬픔의 어깨에 기대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