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존과 번식이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되도록 많은 자손을 퍼뜨릴 것. 생존이 굶주림이나 다른 동물의 위협, 자연재해 등을 견디고 지금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면 번식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이다. 특히 암, 수 다른 성의 유전자가 결합하여 새로운 자손을 생산하는 동물의 ‘유성생식’은 구애와 짝짓기, 임신, 출산, 새끼 돌봄 같은 다양한 단계별 과정을 필요로 한다. 적지 않은 에너지를 쓰고 여러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번식은 꽤나 성가신 일일 수밖에 없다. 때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개체의 생존에는 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은 새끼를 낳아 기른다. 아마도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 때문이겠지만 세상의 모든 출산과 탄생에는 어떤 숭고함이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아기 동물들의 탄생』은 다양한 동물들의 탄생에 얽힌 정보를 담은 그림책이다. 산토끼·퓨마·기린·코끼리·붉은 캥거루 같은 포유류, 닭·뻐꾸기·까마귀 같은 조류, 다윈코개구리와 알프스 도롱뇽 같은 양서류처럼 서로 분류가 다르고 땅·바다·고산지대·극지방 등 각기 다른 터전에서 사는 스물다섯 종의 동물들이 나오는데 이들 사이의 유일한 공통점은 새끼를 낳아 기른다는 점이다. 일곱 팔 문어나 해마처럼 다른 어류에 비해 새끼(알)를 알뜰살뜰 돌보는 종이 포함된 걸 보면 이 책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분명해 보인다.
출산과 탄생-생명의 시작을 나타내는 두 개의 단어는 부모와 자식 중 누구를 주인공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기 동물들의 탄생』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기 동물들이다. 난치를 이용해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 태어나자마자 헤엄칠 준비가 되어 있는 아기 해마, 태어나자마자 100킬로그램이 넘는 아기 코끼리 등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아기 동물들의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모든 동물의 새끼들은 혼자서 존재할 수 없는 법. 모든 아기들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필요하다. 따라서 붉은 캥거루와 주머니쥐처럼 갓 낳은 새끼를 주머니 안에 넣어 기르는 유대류를 비롯, 턱밑 울음주머니에 알을 넣어 부화시키는 다윈코개구리나 새끼들과 공놀이를 하며 놀아주는 까마귀까지 새끼를 돌보는 동물의 갖가지 모습이 펼쳐진다. 뻐꾸기처럼 자기 새끼를 남의 둥지에 낳는 얌체도 있지만 그마저도 새끼를 잘 돌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새끼를 돌보는 방식은 저마다 달라도 모든 동물이 최선을 다해 새끼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Author
파울리나 하라,메르세 갈리,구유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으며, 작가로 활발히 글을 쓰는 동시에 학교 도서관 자문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으며, 작가로 활발히 글을 쓰는 동시에 학교 도서관 자문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