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청소년소설 『우리의 베스트셀러』는 두 소녀의 즐거운 글쓰기 모임을 보여주면서 명랑하고 건전한 진로 탐색 이야기로 시작하는 듯하지만 이내 장르가 바뀐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난 후,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알리시아가 아빠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봤다고 클레망스에게 털어놓은 것. 덕분에 알리시아는 2년 뒤 시간대를 방문했다가 미래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발견하고, 그 십대 작가의 원고를 2년 먼저 발표해 가로채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시간여행과 뻔뻔한 도작이라니, 그야말로 SF 범죄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친구의 이야기에 놀란 클레망스는 알리시아가 건네준 USB 속 원고를 읽고는 한층 더 충격을 받는다. 이건 너무나 재미있고, 너무나 놀랍고,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다. 클레망스는 알리시아의 파렴치함에 기막혀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차피 현재 시간대에서 아직 쓰이지 않은 원고라면 아무도 피해를 보지 않을 테고, 그렇다면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가 아닐까?
알리시아와 클레망스가 번갈아 초점화자로 등장하는 만큼 이야기는 엎치락뒤치락하며 두 친구 사이의 비밀과 진실을 각자의 입장에서 들려준다. 알리시아는 친구의 외면과 멸시로 고통 받지만 결국은 진짜 작가로 거듭난다. 비록 두 번째로 완성한 소설을 첫 소설로 발표할 수밖에 없지만, 클레망스의 잘못을 덮어줌으로써 오랫동안 쌓아온 우정과 소중한 시간을 지켜낸다. 클레망스가 마땅한 처벌을 받기는커녕 여전히 작가적 명성과 저작권료까지 받게 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것은 이 이야기가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려고 의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흥미진진한 소설은 권선징악의 메시지보다는 인간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며 우리 스스로에게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Contents
우리의 베스트셀러 _5쪽
옮긴이의 말 _218쪽
Author
엘자 드베르누아,김주경
이공계 공부를 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후, 조카들과 바캉스를 보낼 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는 즐거움을 발견했다. 지금은 모든 연령의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그녀는 밀랑 출판사의 잡지들과도 협력하여 함께 일하고 있다.
이공계 공부를 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후, 조카들과 바캉스를 보낼 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는 즐거움을 발견했다. 지금은 모든 연령의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그녀는 밀랑 출판사의 잡지들과도 협력하여 함께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