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54번째 도서인 박용기의 SF 『라플라스의 악마』는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현재로부터 불과 몇 십 년 후의 근미래, 판사인 엄마를 따라 실직자 도시로 이주해 간 시아는 그곳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는 한편, 궁극의 원리를 찾는 ‘궁리연구소’에 대해 듣고 궁금해 하게 된다. 이제는 폐쇄된 수명연장연구소와 궁리연구소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블린 시민들 다수가 검거된 ‘철조망 절단 사건’은 또 어떤 내막을 갖고 있는가. 수상쩍은 비밀 연구와 시민들의 의미 없는 삶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소년들이 최첨단 드론으로 무장한 채 로봇개에게 쫓기며 비밀에 다가간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지점은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줄기로 하면서도 그 바탕에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우치고자 하는 강렬한 지적 탐구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아의 지적 탐구가 단지 사고 실험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시아와 친구들이 드론을 날리거나 로봇개에게 쫓길 때, 자전거를 타고 황량한 벌판을 달리거나 숲속을 질주할 때 거기에는 청소년 고유의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실거린다. 십대가 아니라면 과학기술에 회의적인 비밀 조직에 매혹되거나 폐허가 된 연구소에 잠입해볼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편 시아가 새로 사귄 친구 해태와 마두는 이유 없는 호의와 우정을 베풀어 줌으로써 자칫 어둡고 우울해질 수 있는 시아를 건강한 삶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들을 통해 서로간의 힘겨룸이나 신경전 없는 친구 사이가 얼마나 순수하고 경쾌한지 새삼 느껴볼 수 있다.
Contents
1. 실직자 도시 블린 _7
2. 로봇개 사건 _28
3. 철조망 절단 사건 _45
4. 유인 화성 탐사선 폭발 _61
5. 해성의 실종 _87
6. 배스지수 500 _101
7. 수명연장 연구소 _133
8. 궁리 연구소 _172
9. 비상탈출 _202
작가의 말 _236
Author
박용기
196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바닷가 하구에서 물과 갈매기, 푸른 하늘을 보며 자랐다. 십 대 이후 도시에서의 삶은 늘 신발을 찾지 못하는 꿈의 연속이었다. 삶은 환영 너머에 진실이 있으며, 진정한 삶은 여기에 없지만 그래서 철학이 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모토 삼아 오늘도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코쿠스와 핀들 지구를 구하다』 『64의 비밀』 『무지개 전사』 『모란의 후예』 『마리, 아사비야』 등이 있다.
196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바닷가 하구에서 물과 갈매기, 푸른 하늘을 보며 자랐다. 십 대 이후 도시에서의 삶은 늘 신발을 찾지 못하는 꿈의 연속이었다. 삶은 환영 너머에 진실이 있으며, 진정한 삶은 여기에 없지만 그래서 철학이 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모토 삼아 오늘도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코쿠스와 핀들 지구를 구하다』 『64의 비밀』 『무지개 전사』 『모란의 후예』 『마리, 아사비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