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과 변신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히어로의 탄생
신기 충만한 그녀가 마음속 한을 풀어드립니다.
혼불문학상 수상, 『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작가 신작
경찰 시험에 여섯 번째 낙방한 스물일곱 살 태경. 174센티, 57킬로, 태권도와 주짓수와 헬스로 단련된 탄탄한 몸에 100미터를 13초에 주파하는 탁월한 체력 조건에도 불구하고 매번 필기시험에 발목이 잡힌다. 그런 그녀의 몸에 어느 날 이상한 변화가 일어난다. 핏물이 밴 붉은 고기를 탐하게 되더니 왼손 검지에 황갈색 털이 자라고 손톱마저 갈고리 모양으로 변한 것. 이를 눈치 챈 엄마는 기겁을 하고, 병원에 갔다가 자칫 뉴스에라도 나면 큰일이라 두 사람은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간다.
산왕산 중턱에 자리 잡은 신당에 도착하자 박수무당이 산신령이 오셨다며 버선발로 두 사람을 맞이한다. 박수무당의 말에 따르면 태경은 전생에 호랑이였다. 150년간 산왕산을 호령하던 산신령 호랑이가 태경의 몸으로 환생했는데 태경이 취업에 거듭 실패하면서 화가 승하자 호랑이의 영혼이 깨어났다는 설명이다. 호랑이 기운을 잠재우려면 100사람의 사연을 들어주고 맺힌 마음을 풀어주어야 한단다. 만약 그 기운을 잠재우기 못하면 손가락이 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온몸이 호랑이로 변할 거라고 박수무당은 경고한다. 태경은 박수무당의 조언에 따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을 주기 위해 경찰서 앞에 [액운타파 사주112]라는 사주카페를 연다. 산신령이니 점치는 법은 따로 배울 것도 없고 저절로 보이고 들릴 것이라는 박수무당의 말을 믿고.
박수무당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태경이 손님의 손을 잡자 그가 살아온 지난 시간과 현재 모습이 훤히 보인다. 태경은 이 일이 점점 재밌어진다. 단지 신통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손님들의 문제를 해결한다. 만성 방광염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는 마음 편히 치료 받을 수 있는 한의원을 소개해주고, 월급을 떼인 청년에게는 사업장을 찾아가 그 자리에서 입금을 받아내는 실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호랑이 기운이 꿈틀거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억울함에서 싹트는 분노를 조심하라던 박수무당의 경고 역시 옳았다. 억울함과 분노 게이지가 올라갈 때마다 태경은 호랑이로 변신한다. 툭하면 의붓딸을 때리고 겁주는 윗집 남자를 새벽공원에서 만났을 때 태경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을 뻗은 찰나 호랑이 앞발이 튀어나온다. 어느 밤에는 번번이 어린아이를 물어 문제를 일으키는 핏불테리어와 짐승의 모습으로 대적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탐문수사를 벌이던 경찰이 태경의 집을 방문하는데…….
태경의 호랑이 변신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100사람의 한을 풀어주면 호랑이 영혼은 정말 떠나는 것일까? 짐승의 길과 인간의 길 사이에서 위태롭게 고군분투하며 존재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주인공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Contents
1장 잠에서 깬 호랑이
2장 앞발의 위력
3장 의심을 받다
4장 경찰서 앞 사주카페
5장 때로는 맨주먹으로
6장 악취
7장 또 다른 짐승
8장 실종
9장 완전한 변신
뒷이야기
작가의 말
Author
허태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2021년 아버지와 딸의 화해를 그린 장편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 영상화 계약을 맺었다. 태국 번역 수출 계약. 2022년 제주도 ‘대왕물꾸럭마을’을 배경으로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을 썼다. 태국, 대만, 러시아, 영국 번역 수출 계약. 2024년 1월 ‘행복은 덤이 되고 불행은 네고되는’ 물품 거래 이야기 『중고나라 선녀님』을 썼다. 이탈리아 번역 수출 계약.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2021년 아버지와 딸의 화해를 그린 장편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 영상화 계약을 맺었다. 태국 번역 수출 계약. 2022년 제주도 ‘대왕물꾸럭마을’을 배경으로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을 썼다. 태국, 대만, 러시아, 영국 번역 수출 계약. 2024년 1월 ‘행복은 덤이 되고 불행은 네고되는’ 물품 거래 이야기 『중고나라 선녀님』을 썼다. 이탈리아 번역 수출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