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민 시의 특징은 묘사의 시이다. 그의 시는 그림을 그리듯 수묵화처럼 묘사된다. 단순한 선으로, 문인화처럼 묵화로 그린다. 그래서 그의 시는 짧다. 그리고 이러한 시인의 언어 감각은 시어의 절약과 짧은 시를 쓰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압축된 언어, 긴장된 언어와 이미지 등을 통해서 행간 속에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향과는 다르게 체험한 서시가 그대로 드러나는 리얼리즘적인 시도 더러 있다. 또한 조수민 시에는 불교적 오브제를 사용하고 있는 시가 여러 편 있다. 시의 질료를 불교적인 것으로 가져왔다 해서 불교시는 아니다. 불교적 상상력과 불교 사상을 수용할 때 이른바 불교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시의 감성구조를 인명논리에 의해서 불교적 상상력으로 쓴 시를 불교시라 할 때, 그의 시는 다분히 불교적이다. 하지만 조수민 시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묘사의 시, 짧은 시, 언어와 이미지가 극도로 압축된 시이다. 그 점이 조수민 시의 간과할 수 없는 특징이며 시를 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