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의 미술 수업이 시작되다.
할머니들의 첫 미술 선생이 들려주는 치유와 회복, 감동의 미술 수업 이야기
어눌한 선으로 그려진 꽃들과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는 소녀, 삐뚤빼뚤한 군인들의 모습은 마치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영혼의 떨림과 마주하면 쉬이 외면할 수 없는 그림들, 바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그린 그림이다.
이 책은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 동안 할머니들의 ‘첫 미술 선생’이었던 저자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했던 미술 수업 이야기다. 할머니들과의 서먹했던 첫 만남부터 난생 처음 붓을 잡아본 할머니들의 순탄치 않았던 그림 배우기 과정, 할머니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들의 상처와 마주하고자 노력한 모습들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기록했다. 고 강덕경 할머니의 〈빼앗긴 순정〉과 〈책임자를 처벌하라〉, 고 김순덕 할머니의 〈못다 핀 꽃〉과 〈끌려감〉 등 이미 잘 알려진 그림들이 어떻게 그려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숨은 이야기를 읽고 나면, 그림의 울림은 배로 다가온다.
온갖 망설임과 떨림을 이겨내고 하얀 캔버스 앞에서 과거와 마주한 할머니들. 그리고 긴 세월 감춰두었던 깊은 상처와 간절한 염원을 그림으로 쏟아내던 순간, 할머니들은 그 누구보다 밝고 맑게 빛났다. 지독하고 끔찍한 고통과 분노, 좌절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라는 이름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움 삶에 도전하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열정을 불태웠던 순간들을 통해 할머니들의 용기와 마지막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책을 펴내며
우연
눈빛
떨리는 손
시험관계
할머니 미술반
고독한 열정
감춰진 상처
멈추지 않는 고통
새로운 시도
붉은 입술
일편단심
낯섦
변화
고향
나쁜 손
뒷모습
그림 사과 사건
빤스 하나 입히라
그때 그곳에서
호기심
공출된 어린 시절
악몽
잡동사니
박옥련 행님
만남
목욕하는 처녀들
끌려감
책임자를 처벌하라
그림이 된 고통들
마지막 수업
새가 된 강덕경 할머니
에필로그 늦게 핀 꽃
Author
이경신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미술 수업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미술의 공공적 역할을 고민하며 국내 이주여성들을 위한 미술치료 수업을 해왔다. 그림으로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며 치유받을 수 있는 것처럼, 평생 자신을 지탱하게 한 따뜻한 기억을 꺼내 보면 삶에 힘이 된다. 누구에게나 음식과 관련한 소중한 추억이 있고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음식을 함께 나눈 따뜻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그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그림을, 인하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했다. 현재 화가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한국·일본·독일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미술치료의 경험을 담은 『못다 핀 꽃』이 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미술 수업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미술의 공공적 역할을 고민하며 국내 이주여성들을 위한 미술치료 수업을 해왔다. 그림으로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며 치유받을 수 있는 것처럼, 평생 자신을 지탱하게 한 따뜻한 기억을 꺼내 보면 삶에 힘이 된다. 누구에게나 음식과 관련한 소중한 추억이 있고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음식을 함께 나눈 따뜻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그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그림을, 인하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했다. 현재 화가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한국·일본·독일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미술치료의 경험을 담은 『못다 핀 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