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의 유교개혁론과 공교운동

이 책은 1910~1920년대 한인(韓人)의 공교운동(孔敎運動)의 전개과정과 성격의 규명을 목적으로 하였다. 개항 이후 일제와 서구 열강의 침략으로 조선이 점차 쇠락해가고 있던 상황 속에서 유교계는 현실인식과 실천방안에 따라 척사위정론(斥邪衛正論)·동도서기적 양무론(東道西器的 洋務論)·변법론(變法論) 등의 다양한 계통으로 분화되었다. 공교운동은 이 중 변법론의 한 갈래로 제기된 것으로, 이들은 유교의 종교화를 통해 현실문제에 대처하고자 하였다.

공교운동을 주제로 잡은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는 전통문화 가운데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교에 대하여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척되었다. 그럼에도 근대에 이르러 유교의 종교화 운동이 여러 유학자들 가운데 성행하였으며, 다양한 계열의 유학자들이 각기 다른 지향과 방식을 가지고 유교의 종교화를 시도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규명되지 못하였다. 더욱이 이러한 공교운동은 중국의 공교운동의 영향으로 진행되었기에 이들의 관계 역시 해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둘째, 중국의 경우에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어 공자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그리하여 근대시기의 중국 공교운동에 대하여 다각도로 많은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공교운동 역시 현재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공교운동과 중국의 공교운동의 상관관계와 그것의 구체적인 전개 상황 등에 대하여 규명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게 되었다. (책머리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