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문학이 가능한가. 대량 학살을 예술화하는 것은 정당한가. 문학 연구는 역사와 이데올로기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것은 수용소 문제를 두고 서구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역사적, 미학적, 문학적 논쟁들이기도 하다.
아우슈비츠로 대표되는 수용소 문제를 둘러싸고 파생되는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검토하면서, 대학살이라는 역사가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의해 잊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바로 그 역사의 유한성 때문에 예술의 미학화, 형식화에 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역사와 문학 양 축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구체적으로는 엘리 위젤, 프리모 레비, 로맹 가리, 솔제니친 등, '수용소의 증인들'이라 할 만한 작가와 수용소를 문학의 허구적 소재로 다루는 작가들, 그리고 이들의 작품이 언급되고 있다. 클로드 란츠만 감독의 9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쇼아'의 분석을 통해 증언을 현재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은이는 '기억하라'는 유대적 명제가 유럽의 문화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한다. 죽은 자들의 망령은 도처에서 여전히 산 자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고, 당분간 유럽의 모든 문화 현상이 아우슈비츠에 대한 기억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는 것. 다양한 학문 간의 교차 연구와 논쟁, 예술의 형식화를 통해 역사의 만행을 잊지 않고자 애쓰는 유럽의 끈질긴 태도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Contents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글쓰기를 통한 역사에의 질문
1. 왜 지금인가?
2. 알아두어야 할 몇가지 개념과 사건들
3. 학살의 기원에 대한 학자들의 입장
4. 나치 수용소와 소련 수용소의 비교 가능성
5. 반유대주의의 역사
별첨자료 1: 라울 힐버그와의 대담
별첨자료 2: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의 태도
제2장 수용소 작가들, 수용소 글쓰기
1. 연구현황
2. 주요 수용소 작가와 작품들
3. 개별적 작가 분석
4. 공포의 공유 - 수용소에 대한 문학적 해석을 둘러싼 텍스트 내외적인 문제들
(1)장르의 문제 (2)사실적인 것과 소설적인 것 (3)역사와 소설 (4)언어의 문제
제3장 증언의 현재화
1. 유희와 현실의 만남. "인생은 아름다워"
2. "쇼아"를 통해 고찰한 다큐멘터리
(1)자료화면과 논평의 거부, 몽타주의 구사 (2)영화의 구조 분석 (3)편파성의 문제: 테제 소설적 성격
별첨자료 3: 클로드 란츠만과의 대담
제4장 쇼아 그이후 - 유대인. 유대교. 유대성
1. 유대인과 프랑스인
2. 종교적 고찰
3. 쇼아와 이스라엘
4. 통합적 연구를 위하여
맺는말
글을 마치며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Author
이상빈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미학적 접근을 주제로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편집위원과 번역위원장, 송석문화재단 부설 문래 컬처팩토리 공장장, 제1회 월드뮤직 필름 페스티벌 기획위원장, 2016년 세계문자심포지아 학술단장,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대우교수,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인문 교수, 한국 동서비교문학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역서로는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나폴레옹의 학자들』 『르몽드 20세기사』 『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미학적 접근을 주제로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편집위원과 번역위원장, 송석문화재단 부설 문래 컬처팩토리 공장장, 제1회 월드뮤직 필름 페스티벌 기획위원장, 2016년 세계문자심포지아 학술단장,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대우교수,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인문 교수, 한국 동서비교문학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역서로는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나폴레옹의 학자들』 『르몽드 20세기사』 『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