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일화가 있다. 학벌사회에 관한 영문 원고를 청탁받고 '학벌'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번역할까 고민하다 그냥 'hakbul'이라고 쓰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영어사전에 등록된 'chebul(재벌)'이라는 단어처럼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복합적으로 내포하는 학벌이란 단어 또한 고유하단 의미이다.
저자인 김동훈 교수는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으로 한국의 지식 권력의 문제점을 파헤친 바 있다. 또한 저자를 비롯한 몇몇 뜻있는 이들이 만든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www.antihakbul.org)등을 통해 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지식 권력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대학 교수인 저자가 이와 같이 학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학벌이란 교육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전방위에서 위용을 떨치는 메커니즘이라고 말한다. 즉, 학벌 사회란 변형된 신분제적 가치와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이며, 학벌이라는 집단적 편견이 인간 관계와 결혼, 취업, 자긍심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 파고드는 갈등 사회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우선 학벌사회를 옹호하는 견해들을 경쟁동기론, 기회균등론, 능력지표론 등으로 분류하여 그 주장의 부당함을 논박한다. 그리고 이러한 학벌사회 옹호론에 대한 비판을 근거로 학벌사회의 수혜자와 방조자,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가한다.
책의 말미에는 사회 구성원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식개혁을 위한 일곱 가지 요구사항'이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학벌을 묻지 않고 밝히지도 않는 관행을 정착시키자', '학벌 관념을 조장하는 언론과의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하자', '학벌을 차별하는 기업들을 고발하자', '명문대의 학벌조장 행위를 집중 고발하자', '고등학교의 반교육적 입시지도를 지속적으로 고발하자' 등이 그 내용이다.
1. 대학서열화의 역사적 배경
2. 대학서열화는 학벌사회의 기반
3. 대학서열화의 극복 방안
제5장 학벌주의 불식의 핵심고리. 대학 입학 제도의 개혁
1.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자 - 대학 입학 추첨제
2. '입시'없는 대학 입학
3. 커트라인을 없애자
4. 학벌없는 사회, 비공개 선발의 원칙
제6장 대학의 제도적 혁신
1. 대학의 다원화, 다양화, 소형화
2. 대학 개방성 확보를 위한 제언
3. 대학평가체제의 확립
제7장 의식개혁을 위한 일곱 가지 요구 사항
맺는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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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동훈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민법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 있으면서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틈틈이 생각하던 바를 정리해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1999)라는 칼럼집을 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뜻이 맞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학벌 문제 개선을 위한 시민운동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써 온 글들을 기초로 해 이 책을 내게 되었고, 이후에도 《서울대가 없어야 나라가 산다》(2002), 《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2010) 등의 칼럼집을 출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민법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 있으면서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틈틈이 생각하던 바를 정리해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1999)라는 칼럼집을 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뜻이 맞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학벌 문제 개선을 위한 시민운동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써 온 글들을 기초로 해 이 책을 내게 되었고, 이후에도 《서울대가 없어야 나라가 산다》(2002), 《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2010) 등의 칼럼집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