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나 콩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체 벼나 콩 어디서 꽃이 피었다 진단 말인가? 논밭에서 평생을 보낸 농부들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곡식꽃, 채소꽃.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작고 볼품없다. 형형색색 화려한 꽃잎과 탐스러운 이파리에 둘러싸인 꽃들에 비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꽃들은 ‘이게 꽃이라고?’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 책은 장영란, 김광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 이들의 지극하고 유별난 밥꽃 사랑은 단순히 꽃을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밥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을 하고 꽃을 피우는지, 내가 키우는 밥꽃(농작물)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이들의 가계(家系)는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등 공부하는 과정이 뒤따랐다. 또한 한자와 우리말이 뒤섞여 어려운 식물 용어를 되도록 한글말로 (한자가 더 알아듣기 쉬울 때는 한자로) 정리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저자 김광화는 꽃을 피우는 그 짧은 시간을 보기 위해 새벽마다 카메라를 챙겨 들고 어둠 속으로 나갔다. 쌀 한 톨, 마늘 한 쪽 그리고 옥수수 한 알에 담긴 밥꽃의 생명을 ‘마중’하러 나갔던 길. 그 여정을 통해 만난 것은 그저 밥꽃 하나가 아니라 사랑과 생명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귀중한 가치였다.
Contents
머리글 꽃 한 다발이 밥 한 그릇 5
Part 1. 곡식꽃
벼과 집안
벼꽃, 날마다 밥상에 오르는 목숨꽃 16
토종벼, 벼꽃들의 정원 22
보리꽃, 든든한 까락 속 다소곳이 28
*더 알아보기: 귀리꽃 34
밀꽃, 인류를 먹여 살리리라 35
*더 알아보기: 보리와 밀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 39
기장꽃, 고대에서 온 작은 거인 40
조꽃, 강아지풀과 닮았네 44
율무꽃, 수꽃의 화려한 꽃차례 49
옥수수꽃, 바람 불면 제대로 바람나리라 52
수수꽃, 키 크고 싶다면 60
마디풀과 집안
메밀꽃, 아무데서나 잘 자라 위로가 되는 68
*더 알아보기: 아마란스꽃 72
콩과 집안
콩(대두)꽃, 우리나라가 원조여! 76
*더 알아보기: 쥐눈이콩꽃과 서리태꽃 82
팥꽃, 노랑나비 팔랑팔랑 83
동부꽃, 돋보이나 애잔한 사랑 87
완두꽃, 신방을 훔쳐보는 즐거움 96
녹두꽃, 새야새야 울지 마라 102
땅콩꽃, 꽃은 하늘로 씨앗은 땅으로 107
덩굴강낭콩꽃, 장을 담갔다면? 114
파트 2. 채소꽃1(부추속과 장미군)
파 집안
파(대파)꽃, 이른 봄 햇살 가득 122
*더 알아보기: 쪽파 127
달래꽃, 재주도 많으셔라 128
마늘꽃, 아예 사라졌니? 136
양파꽃, 미끈한 배흘림 꽃대에서 142
부추꽃, 베어도 베어도 기어이 149
박과 집안
오이꽃, 사랑을 아시나요? 156
*더 알아보기: 수세미오이꽃, 동아꽃 163,164
참외꽃, 토종이 많고 많아 165
수박꽃, 곱고 고운 털복숭이 171
호박꽃, 하루 시작을 환하고 뜨겁게 178
박꽃, 어두운 밤에 하얗게 피어나 186
Part 4. 한 글자 우리말 나무꽃, 들꽃
감꽃, 식구처럼 우리 곁에 354
밤꽃, 수꽃들의 아우성 359
배꽃, 선택과 집중을 묻는다 366
뽕나무꽃, 볼품은 없어도 사랑할 수밖에 372
잣나무꽃, 높고 향기로워라 378
참나무꽃, 레이디 퍼스트 386
쑥꽃, 눈앞에 보고도 꽃인 줄 모르는 393
참취꽃, 하얀 꽃 흔들흔들 399
밋꽃, 베트남 여행에서 만난 행운 403
먹는 꽃에 대한 예의 407
부록
이론공부 1. 밥꽃(농작물)의 계통도 : 내가 기르는 농작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412
이론공부 2. 곡식 원산지 :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왔는가? 423
이론공부 3. 농작물의 도입 시기 : 내가 짓는 농산물, 언제 들어왔을까? 428
이론공부 4. 우리말 식물용어 : 알고 보면 쉬운 식물용어 정리 431
밥꽃 달력 438
Author
장영란,김광화
무주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하며 자연에 눈떠가고 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맛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생각이 서로 이어지는 이와 만나고 싶어 틈틈이 글을 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을 두루 할 수 있는 전인이 되고 싶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왔고 한국글쓰기연구회와 정농회 회원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자연달력 제철밥상』, 『아이들은 자연이다』, 『자연 그대로 먹어라』, 『숨쉬는 양념.밥상』 그리고 『밥꽃 마중』이 있다.
무주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하며 자연에 눈떠가고 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맛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생각이 서로 이어지는 이와 만나고 싶어 틈틈이 글을 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을 두루 할 수 있는 전인이 되고 싶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왔고 한국글쓰기연구회와 정농회 회원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자연달력 제철밥상』, 『아이들은 자연이다』, 『자연 그대로 먹어라』, 『숨쉬는 양념.밥상』 그리고 『밥꽃 마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