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삼국은 국가 성립 이전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여러 분야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삼국은 각기 처한 위치와 상황에 따라 상호에 대한 대응과 평가를 달리하여 왔고, 그 상황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민족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신화의 수용에 관한 것이다.
현재까지 동아시아 삼국의 신화에 대한 연구는 특정한 한 국가, 특히 자국自國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이 미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연구경향은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민족주의의 결과로, 현대의 새로운 정치?경제적 패권주의와 결합하여 동아시아 권역 안에서 다양한 분쟁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은 근대 제국주의 시대 이전 동아시아 권역 문화의 형성과 발전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 뿐만 아니라 현재를 왜곡하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서 동아시아 권역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한?중?일 신화관련 연구자들이 함께 동아시아 삼국의 신화 내용을 파악하고 분포 현황, 영향 관계 규명의 토대를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고찰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동아시아 삼국의 문헌 자료 속에 존재하는 신화 관련 자료들을 집성하여 동아시아 삼국의 신화자료 Data-Base를 구축하고, 삼국의 신화 내용과 분포 현황, 영향 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Contents
[제1부] 동아시아 신화에 나타난 죽음과 타계관
제1장 무속신화에 나타난 죽음 인도신, 저승차사의 인물 형상화 양상
제2장 몽골구비문학에 나타난 죽음관 ―신화, 영웅서사시를 중심으로
제3장 일본신화에 나타난 ‘죽음’과 ‘재생’ ―신화 해석사의 시점에서
제4장 중국신화?서사문학에 나타난 죽음과 재생관념
[제2부] 한?중?일 동아시아 신화연구의 교류와 소통
제5장 중국 신화 비극영웅의 유형과 형상적 특징
제6장 한자 자원을 통한 중국신화 인물 이해
제7장 한국 신화의 보편적 성격과 신화적 의미 ―[삼승할망본풀이]를 중심으로
제8장 조선 후기 문인들의 『산해경』인식과 수용
제9장 일본 시코쿠지역의 고대한국계 신사(사원)와 전승
제10장 일본 신공황후전승에 있어서의 물과 돌
제11장 일본 기기에 나타난 질투 모티프
제12장 일본 근세문학의 신화 수용과 변용 ―근세전기 시민작가 사이카쿠의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제13장 일본 근세기 신화주석의 의의와 그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