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국립서울대학교의 전신이 1926년 일제의 식민권력이 세운 경성제국대학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이 대학의 부속도서관에 55만권에 이르는 장서가 소장되어 있었고, 이 장서가 지금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보존과 활용의 과제를 안고 있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애석하게도 한국의 근대학문은 일제 강점기의 사회적 조건에서 태생하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문학, 사학, 법학, 사회학, 인류학, 의학 등의 학문사 연구자들은 자기 학문분야의 주체적 발전을 논하는 데 경성제국대학이라는 기관과 그 속에서 활동했던 교수 및 학생의 존재를 피해갈 수 없었다. 경성제국대학은 주로 여러 학문분야의 학문사 연구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근래에는 식민지 관학기관으로서 경성제국대학의 제도와 성격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80-90년 전의 환영과도 같은 경성제국대학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1945년 일제의 패망과 함께 경성제국대학은 사라졌지만, 여러 방면에서 그 유산을 남겼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일부는 의학도서관)에 남아 있는 약 40만권의 장서는 경성제국대학이 존재했던 시대의 사회적 상황과 삶의 공기를 피부에 닿을 듯이 생생하게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Contents
머리말
제1장 도서목록과 도서원부 | 진필수
1. 일제시대 도서관들의 분류와 비교의 의의
2. 도서목록의 비교
3. 도서원부의 분석
제2장 일제 식민지?이민지 자료의 구성과 활용가능성 | 진필수
-식민 항목의 장서분석
1. 식민 항목 장서의 분류
2. 식민정책론에 관한 문헌
3. 식민지 사정에 관한 문헌
4. 이민지 사정에 관한 문헌
5. 제국의 문헌자료 재해석과 탈식민주의 지역연구의 길
제3장 일제 총동원체제의 기원과 특징에 대한 재검토 | 진필수
-군사 항목의 장서 분석을 중심으로
1. 사회체제로서의 총동원체제
2. 일제 국가총동원법의 체계와 당대의 쟁점
3. 서구제국 동원체제에 대한 학습과 창안의 요소들
4. 일제의 총동원체제와 동아시아 전후사
제4장 일본제국 통치합리성으로서 학문지식의 진화 | 오창현
-수산업?산업 항목의 장서 분석
1. 제국학지의 시계열적 변화
2. 근대 국가의 성립과 지식권력
3. 근대 학문지식의 전개와 가치합리성의 문제
4. 국체 보존을 위한 ‘통치합리성’의 진화
5. 제국의 성쇠와 통치합리성의 진화 단계들
제5장 국토?식민지 정보의 축적과 변용 | 김순주
-지지 항목의 장서 분석
1. 경성제대 부속도서관 장서와 식민주의
2. 지지 항목 장서의 분류 및 구성
3. 일본 지지의 분야별 검토
4. 식민지 지지의 지역별 검토
5. 지지 장서의 활용과 향후 과제
제6장 일제 국가신도의 국민도덕화와 일본정신의 자각 | 문혜진
-신도?윤리 항목의 장서 분석
1. 황민화 정책과 국가신도
2. 일본 국민도덕의 형성과 변천
3. 국민도덕으로서의 국가신도
4. 일본정신의 자각과 이식
제7장 조선문화의 발견과 법문학부 민요조사의 관련 양상 | 김광식
-문학부계열 장서의 분석
1. 고대문화의 잔존과 구비문학 조사
2. 어문학 장서 구성의 분석
3. 조선총독부 학무국의 조사와 그 계승
4.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의 민요채집
5. 조선 구비문학 조사의 역사와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