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은 ‘존재’ 양식보다는 ‘소유’ 양식을 삶의 목표로 삼아 안락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과 소비지향적인 생활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정체성을 획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양식은 끊임없는 성장과 개발의 논리를 전제하기 때문에 자원의 무분별한 남용, 에너지 고갈 그리고 이로 인한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등 지구의 한계를 넘어서는 위기를 야기한다. 오늘날 생태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절박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생태와 대안의 로컬리티』(소명출판, 2017.3.3)은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생태 문제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의 인문학’ 연구에서 주목하는 로컬(리티)을 연결하여 물음을 던진다. 생태 위기와 관련하여 ‘로컬’에 주목한 이유는 로컬이 불균형 발전, 경제 침체, 빈부 격차, 계층 간 갈등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가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책은 정신적, 윤리적, 사회적, 문화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론과 담론에 주목하여, 다양한 층위의 로컬에서 생태와 관련한 현상들이 드러나는 방식과 이에 대처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대안적 로컬리티, 즉 글로컬 차원에서 새로운 사회체계를 구상하고 공생을 지향하는 로컬 커뮤니티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