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고전 리딩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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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7/01/26
Pages/Weight/Size 153*224*30mm
ISBN 9791158902025
Categories 인문 > 독서/비평
Description
복잡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문학치료는 이러한 내면의 상처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문학계의 움직임이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마음의 양식’이 아닌 병든 마음을 적극적으로 고치는 치유자가 되어야 함을 천명한 것으로, 문학이 그것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를 보듬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전제된 것이다.

이 책은 불안, 우울, 좌절 등 내면의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결핍과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혜를 우리의 고전에서 찾고 있다. 「홍길동전」, 「최고운전」, 「운영전」, 「호랑이와 곶감」, 『금오신화』, 『옥환기봉』 등 다양한 한국의 설화와 소설을 분석하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지혜와 철학을 읽도록 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인간관계의 단절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21세기 정신분석학의 중심에 있는 자기심리학과 문학 응용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문학치료학의 관점에서 고전을 새롭게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기존의 정형화된 독법(讀法)에서 벗어나 독자가 고전 속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위안과 긍정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딩 레시피’를 제안한다. 현행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고전의 하나인「이생규장전」은 교과서적인 독법에 의하면 단지 비극 서사로만 이해된다. 작품 안에서 남녀 주인공의 만남과 이별이 세 번 반복되는데 마지막 이별은 죽음에 의한 것이기에 삶은 고난의 연속이며 궁극에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절대 고난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만남과 이별이 아닌 그것의 반복에 방점을 두고 작품을 읽게 함으로써 ‘만남-이별’뿐 아니라 ‘이별-만남’의 구조 또한 내면화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독법은 독자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고난은 곧 극복할 수 있으며 따라서 지레 겁먹고 좌절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독법은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현시대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병리적 현상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고전 작품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문화사회에서 차별받고 배척되는 이방인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남녀 사이의 갈등과 혐오가 극단화된 이때에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것인지, 진정한 리더가 부재하는 시대에 어떠한 리더를 소환해야 하는지, 팍팍한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자신에게 닥친 수많은 도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우리의 옛 책들이 어떠한 답을 줄 수 있으며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어떤 작품을 어떠한 관점에서 읽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고찰을 통해 그동안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옛이야기로 주로 인식되어왔던 고전을 시대를 초월한 ‘위안과 지혜의 서(書)’로 재발견하도록 한다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

Contents
서문 고전의 치유적 독법 발견을 위하여

제1부 작품서사, 자기서사, 우리서사

제1장 작품서사와 자기서사의 서사적 지지
1. 작품서사와 자기서사
2. 서사적 지지 관계: 원초적 자기서사 형성에 참여하는 작품서사
3. 치유적 서사의 발견자, 마더 텔러(mother-teller)
4. 건강한 자기서사의 탄생을 위한 고전 읽기

제2장 집단의 자기감 고양을 위한 자기대상적 우리서사
1. 전통적 사회갈등과 집단자기감
2. 고전에 나타난 자기대상적 리더와 우리서사의 치유적 상상력


제2부 21세기의 고전 읽기: 시대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고전의 발견

제1장 다문화 시대의 고전: 이방인 서사와 화해적 고전 읽기, 「최고운전」
1. 문학 읽기 교육과 고전 텍스트
2.「최고운전」에 대한 서사적 이해와 ‘이방인 서사’
3. ‘금돼지의 아들’에 담긴 이중적 이방인의 모습
4. 이방인 서사에 대한 경청과 화해 지향의 고전 읽기

제2장 남녀갈등 시대의 고전: 여성의 자기서사 공유를 위한 지혜 읽기, 『옥환기봉』과 『한조삼성기봉』
1. 조선 시대 여성의 노동
2. 부도(婦道)의 이중성과 이비(二妃) 신화
3. 서사적 미러링을 통한 여성의 자기서사 공유 시도
4. 규범에서 노동으로, 시선 전환의 의미

제3장 리더 부재 시대의 고전: 조력자/치유자 서사를 통한 모성 리더십의 구현,
「금방울전」
1. 고소설 속 여성 고난에 대한 이해
2. 금령의 고난, 자기서사의 완성과 상호 보살핌의 연대 형성
3. 조력자/치유자 서사를 통한 모성 리더십의 구현
4. 가부장 리더십과의 화해와 부조(扶助)

제4장 문명 전환기의 고전: 역사의 문학적 전유를 통한 미래사 구축, 「몽배금태조」
1. 20세기 초의 문명 전환기적 성격
2. 문명 전환기 지식인의 고민과 신념 모색 과정
3. 과거사의 문학적 전유(專有)를 통한 미래사 구축
4. 전환기 소설의 역사적 운동성 읽기

제5장 21세기 청년 학습자의 삶과 고전문학사: 응전의 지혜와 미래적 통찰, 17세기 문학사
1. 역사 속의 17세기: 전란과 정쟁
2. 17세기를 바라보는 문학사의 시선들: 안자산, 조윤제, 조동일
3. 역사적 도전에 대한 문학적 응전의 양상
4. 오늘날의 삶에서 바라본 17세기 문학사
5. 문학사 읽기의 현재적 의미


제3부 고전의 치유적 독법: 상호 부조적 관계를 위한 서사의 발견

제1장 ‘자기 대화’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문학적 자아의 발견, 「최치원」
1.「최치원」과 여성 인물
2. 남성의 신(新)문체 전기와 무성적 경계역 ‘귀/녀’
3. 세계에 대한 질문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문학적 자아
4. 불연속적 ‘빈 공간’으로서의 ‘귀/녀’

제2장 사랑과 죽음 그리고 치유적 텍스트로서의 고전,「운영전」
1. 고소설의 현재성과 「운영전」 읽기
2. 운영은 왜 자살하게 되었는가?
3. 운영의 자살 심리: 상실-고독-슬픔-우울에 의한 극단적 절망감
4. 「운영전」의 치유적 텍스트로서의 가능성
5. 자기 치유적 대화를 위한 고전 읽기

제3장 아픈 사랑의 치유적 독법, 「주생전」
1. 사랑을 읽는 방법
2.「주생전」의 ‘사랑’
3. 아픈 혹은 나쁜 ‘사랑’의 치유적 독법
4. 실패한 사랑 서사를 읽는 방식

제4장 소통과 치유를 꿈꾸는 상상력, 「숙향전」
1. 문학적 상상력의 근원: 신화성
2. 득선(得仙) 여행: 수련과 선업(善業)
3. 환상의 세계, 소망적 현실: 대안 공간
4. 「숙향전」의 지향: 교감과 치유
5. 축제와 승선(昇仙)

제5장 ‘내 복’의 연기성과 관계의 선업, 「내 복에 산다」
1. ‘내 복’을 바라보는 시각
2. ‘내 복 설화’의 발복(發福) 양상
3. 관계의 선업(善業)과 ‘내 복’의 연기성(緣起性)
4. 「내 복에 산다」의 치유적 해석
5. ‘내 복’을 위한 선업 짓기

제6장 인간의 근원적 미지 불안과 치유의 서사,「호랑이와 곶감」
1. 「호랑이와 곶감」에 깃든 심리
2. 불안 서사의 전통과 내 안의 ‘호랑이’
3. 「호랑이와 곶감」 설화 속 호랑이와 미지 불안
4. 근원적 미지 불안에 대한 치유의 서사
5. 호랑이 서사에서 곶감 서사로


Author
김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