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본 자료인 한문본 「太原誌」의 전문이 최초로 완역 발간되었다. 그동안 이 소설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완질 형태의 한글본과 낙질 형태의 연세대학교 소장 한글본만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역자인 강문종 제주대 교수가 한문본을 발견함으로써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한문본은 한글본의 선본(先本)이라는 점에서 특히 학문적 의미가 크다. 이 책에는 한문본 「태원지」의 원문과 함께 탈초, 번역, 주석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한글본과의 차이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학술적 규명을 시도하였다. 「태원지」는 원·명 교체기를 배경으로 미지의 세계에 새로운 국가를 세운 주인공이 황제에 오른다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동몽선습(童蒙先習)』으로 중국의 역사를 설명하는 등의 내용을 통해 한문본의 창작시기를 한글본보다 앞선 약 18세기 전후로 추정하며, 북학파가 나타나기 이전 청에 대한 당시의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한글본「태원지」는 2010년 이미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에서 현대어본과 교주본으로 출판되었고, 이번에 나온 한문본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뜻깊은 고전소설 탐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