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말어미 ‘-오-’는 오랜 기간을 거쳐 소멸된 문법 형태소로서 국어 문법사 연구에서 오랫동안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으나 아직까지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문법범주이다. ‘-오-’ 연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허웅과 이숭녕으로 양분되어 고정된 이론에 ‘-오-’ 연구 모두를 묻어버리고 이 두 설의 대립적이고 불충분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 후에 이루어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하여 극히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대함으로써 ‘-오-’ 연구는 해답을 찾지 못하고 지금도 표류하고 있다. 한 언어 안에 존재하는 어떤 언어 사실은 언어학자들이 설명해내야 할 과제이다. 그러므로 ‘-오-’에 대한 만족할 만한 설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오-’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야 하며 이 책은 그 논쟁의 중심에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