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내 자신을 위해 썼지만
그림은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해 그렸습니다
그렇게 그린 그림들은 모두 그분들에게 선물 했습니다”
김지유 시인은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했던 나는 일기를 쓸 때도 거의 시로 썼다. 슬픔과 분노를 세세히 나열하기에는 내 일기가 너무 더렵혀지는 것 같아 싫었다. 어느 정도 감정을 가라앉힌 다음 최대한 짧게 쓸 수 있는 시가 있어 행복했다. 감정을 다 표현하고 살면 내가 스스로 그 감정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내 안에 가둬놓을 수만은 없었다. 조금씩이라도 흘러 보내야만 호흡하며 살 수 있었다.
김지유 시인은 연세대 법학과를 다니면서도 시에 대한 마음은 여전했다. 법대 건물 가까이에 있는 문과대 건물에서 들리는 웃음소리가 왜 그렇게도 부러웠을까. 문과대 건물 근처 윤동주 시비가 놓여 있는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은 나의 낙이었다. 그 시비 앞에 누군가가 늘 새로운 꽃다발을 놓아두고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신기했다. 윤동주 시비 앞에 누군가 갖다놓은 싱싱한 꽃다발을 보며, 시는 시들지 않는 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나의 기억 때문에, 시를 떠올릴 때 꽃이 함께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윤동주 시비 앞에서」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하지만 늘 보고 싶은,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과 같은, 시를 짝사랑하는 나의 심정을 이 시집에 담았다.
Contents
독자들에게
제1부, 삶
나, 시인 | 윤동주 시비 앞에서 | 시 | 시인 | 뉴스와 시 | 자식이란 | 아빠로 살아간다는 건 | 엄마의 품 | 마음 항아리 | 용서 | 안주인 | 손그릇 | 수국 | 목마 태운 자의 고통 | 돌 맞은 개구리 | 버스 안 세상 | 날씨의 위력 | 삶의 본분 | 모호한 밤낮 | 하늘 | 나의 척, 너의 척 | 짬 | 슬픔을 가둔 희망 | 잡초 | 고통이 낳은 예술
제2부, 위로
그림이란 | 그림으로 전하는 선물 | 시와 그림 사이 | 빛나는 풍경 | 빛이 만들어낸 색 | 저녁노을 | 목련 | 벚꽃 | 해바라기 | 민들레 | 민들레 씨앗 | 부지런한 나팔꽃 | 대나무 | 봄의 전령 | 봄이 살아 있다 | 들꽃이 주는 위로 | 식물이 살아남는 법 | 바오밥나무 | 동백꽃 | 아가새 | 겨울바다는 내 삶의 심장박동기 | 비워야 채우는 법 | 우산을 쓰면서 | 소일거리 | 비 오는 날
제3부, 사랑
죽음과 맞닿은 사랑 | 영원한 사랑 | 사랑이 할퀸 자리 | 못 다한 이야기 | 해산의 고통 | 꽃이 열매에게 | 겨울에 피는 꽃 | 성화 | 삶의 희비 | 탄생 | 사랑초 | 무궁화
평설 : 김지유의 시와 그림에 대하여 - 꽃과 사람이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았다/ 민윤기 (시인, 문화비평가)
후기
Author
김지유
목포 출생
목포 혜인여고, 연세대 법대 졸업
‘월간시’ ‘추천시인상’으로 등단(2019)
부부시집 『진주가 된 생채기의 사랑』(2020)
목포 출생
목포 혜인여고, 연세대 법대 졸업
‘월간시’ ‘추천시인상’으로 등단(2019)
부부시집 『진주가 된 생채기의 사랑』(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