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비사물

현상학적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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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5/31
Pages/Weight/Size 133*213*20mm
ISBN 9791157832958
Categories 인문 > 철학/사상
Description
인간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주는 ‘일상적 사물의 현상학’
매체철학자 빌렘 플루서, ‘사물’의 저물녘을 성찰하고 ‘비사물’의 미래를 예감하다


책 《사물과 비사물: 현상학적 소묘》의 한편에는 병, 가로등, 체스, 침대, 지레, 양탄자, 항아리…의 세계가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정보, 상징화, 코딩, 이미지, 프로그램…의 세계가 있다. 앞의 것들은 지극히 단순하고 사소하며 고전적인 것들이고, 뒤의 것들은 어느 새 마찬가지로 지극히 일상적이 되었으되 우리의 존재와 맺는 관계가 앞의 것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다. 이 책의 지은이인 매체철학자 빌렘 플루서의 구분에 따르면, 앞의 것들은 ‘사물’이고, 뒤의 것들은 근본적으로 사물 아닌 것, 즉 ‘비사물’이다. ‘사물의 시대’에서 ‘비사물의 시대’로 넘어가기 직전 끝자락에 살았던 철학자인 그는, 자신이 세계가 비사물화되고 ‘프로그램들’의 한계 안에 갇히게 되리라는 낌새를 챌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며 앞으로의 사물들은 비사물들에 의해 점점 지워지고 밀려날 것이라고, 다소 쓸쓸한 어조로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일련의 에세이들은, 플루서가 그 자신의 철학적 출발점이었던 실존주의적 현상학의 방법론을 통해서 이제 곧 존재감이 희미해질 ‘사물들’로 하는 철학적 관조다. 지극히 단순하고 사소한 이 일상적 사물들은 소비사회와 대중문화를 통찰력 있게 비판하는 통로가 되어주기도 하며, ‘자연’ 대 ‘문화’ 대 ‘폐물’이라는, 플루서만의 독특하고도 설득력 있는, 인간이 대하는 세계 삼분법을 제시하는 받침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듯 플루서는 16개 에세이들의 소재가 되는 각각의 사물마다 특유의 각도로 빛을 비추며 인간 존재의 조건을 밝힌다. 독자들은 유희하듯 스케치하듯 펼쳐지는 사유를 접하며 일상적 대상들에 대한 관조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플루서 특유의 시적이기까지 한 문체를 살린 역자들의 세심한 번역과 적재적소의 역주로, 플루서의 이 아름답고도 지적인 산문을 한층 깊이 있고 쾌적하게 읽을 수 있게 했다.
Contents
내 주위의 사물들


가로등
정원
체스
막대
비사물Ⅰ
비사물Ⅱ
침대
양탄자
나의 지도첩
지레
바퀴
항아리
국자와 국

발문. 몸짓, 사물, 기계 그리고 투영에 대하여 _ 플로리안 뢰처
Author
빌렘 플루서,김태희,김태한
1920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플루서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브라질로 건너가 독학하고, 상파울로 대학교 커뮤니케이션철학 담당교수가 된다. 1972년 브라질 군사정권 탄압으로 유럽으로 망명한 이후 마르세유와 악셀 프로방스 등 프랑스와 독일 주요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에 의한 인간문화의 패러다임 교체를 필생의 연구과제로 삼았다. 1991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프라하 유태인 묘지에 카프카와 나란히 묻혀 있는 그는, 사후 뉴미디어 연구자들 사이에서 맥루한과 더불어 대표적인 디지털 사상가로 추앙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기술적 영상들의 우주 속으로』, 『영상들의 혁명』, 『미디어 문화』, 『탈역사』 등이 있다.
1920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플루서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브라질로 건너가 독학하고, 상파울로 대학교 커뮤니케이션철학 담당교수가 된다. 1972년 브라질 군사정권 탄압으로 유럽으로 망명한 이후 마르세유와 악셀 프로방스 등 프랑스와 독일 주요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에 의한 인간문화의 패러다임 교체를 필생의 연구과제로 삼았다. 1991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프라하 유태인 묘지에 카프카와 나란히 묻혀 있는 그는, 사후 뉴미디어 연구자들 사이에서 맥루한과 더불어 대표적인 디지털 사상가로 추앙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기술적 영상들의 우주 속으로』, 『영상들의 혁명』, 『미디어 문화』, 『탈역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