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는 학교에 도착해서도 속이 편치 않다.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혹시 아빠가 또 엄마를 때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다. 수능도 아니고 중학교 쪽지 시험 앞두고 미역국을 먹으면 어떻고, 냉잇국을 먹으면 어떻단 말인가. 사실 선우가 기억하는 첫 순간부터 그랬다. 아빠는 조그만 트집거리만 있으면 엄마를 구석으로 몰아붙였고, 기어이 엄마 몸에 멍 자국을 냈다.
지유는 목소리가 작다. 한 가지 생각에 몰입하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든다. 아무 문제가 될 것 없는 성격일 뿐이지만 문제는 엄마가 이걸 모른다는 것,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경질적인 엄마는 언제든지 자기가 부를 때면 지유가 즉시 큰 소리로 대답하기를 요구했고, 지유가 미처 듣지 못했거나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을 때에는 그때마다 운이 좋으면 불호령이, 운이 나쁘면 손찌검이 날아들었다. 긴긴 터널 같던 하루하루, 혼자서는 작은 희망도 찾지 못했던 선우와 지유가 만나면서 두 사람과 두 가족은 변화를 맞이한다. 선우와 지유는 도망칠 수 없었던 폭력으로부터 서로를 지켜 줄 수 있을까?
Contents
미역국
고양이 인형
위선
진짜 고양이
멍
미움
대물림
결심
시퍼런 꽃
아지트에서 만나
바로 지금
괜찮아
쉼터
선유
작가의 말
Author
최유정
내가 어떤 사람일까, 늘 궁금합니다.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들여다보고 글로 표현해 공유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강아지 라온이를 산책시키고 발을 씻기는 일, 독립해 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보내는 일도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소소한 일상입니다. 때로 일상은 내 글의 짧은 장면이 됩니다. 앞으로도 일상과 탐구와 공유를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 늘 궁금합니다.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들여다보고 글로 표현해 공유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강아지 라온이를 산책시키고 발을 씻기는 일, 독립해 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보내는 일도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소소한 일상입니다. 때로 일상은 내 글의 짧은 장면이 됩니다. 앞으로도 일상과 탐구와 공유를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