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붓다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 불교 연구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도 부처가 무엇을 가르쳤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불교학의 가장 큰 문제는 붓다가 진실로 무엇을 가르쳤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있다. 그의 가르침을 담고 있을(빠알리어, 산스끄리뜨어, 티벳어, 한역 등의) 초기 원전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초기 텍스트에는 교리적 차이가 상당수 내포되어 있어, 붓다의 진짜 가르침이라고 추정되는 정형구조차도 사실은 확실치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알렉산더 윈이 초기불교 명상에서 구차제정(九次第定)의 문제와 붓다의 스승으로 묘사된 알라라 깔라마와 웃다까 라마뿟따의 진위 논쟁이 갖는 연계성을 철저히 분석해 정리한 최초의 책이다. 2003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여받은 박사학위논문을 수정하여 2007년에 발간한 단행본으로 초기 불교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주제를 분석한 최신 발표문에 해당한다.
『불교 명상의 기원The origin of Buddhist Meditation』 을 출간하고 나서 저자 알렉선더 윈은 리차드 F. 곰브리치 교수가 설립한 옥스퍼드불교학연구소OCBS의 상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이 책의 역자 또한 곰브리치 교수의 초청으로 같은 연구소에서 1년간 방문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이다.
역자는 30년 불교학 이력에서 그 전반부를 차지했던 초기불교 숙제에 대한 갈망, 이를테면 “붓다는 진짜로 무엇을 제자들에게 가르쳤을까? 그리고 그가 말하는 수행 방법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왜 그는 성도 이전 자신의 궁극적 목표를 성취하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과감히 선언하고 버렸던 ‘무소유처정’이나 ‘비상비비상처정’을 포함하고 있는 구차제정(九次第定)과 같은 명상 수행을 제자들에게 가르쳤을까?” 등이 풀리지 않는 화두였다고 한다. 이런 의문들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도록 도움을 준 원서가 바로 『The origin of Buddhist Meditation』 이다.
한국에서는 그간 스위스 로잔의 브롱코스트 교수 혹은 옥스퍼드 곰브리치 교수의 책에 의존해 초기불교를 접근해 왔고, 이들의 책은 서구뿐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꽤 정평이 난 연구자들이지만, 그들의 연구 또한 하나의 가설일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시 수많은 오류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초기불교 연구 현황은 고익진 선생의 「아함법상의 체계성 연구」로 비로소 붓다의 원형이 담긴 아함/니까야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 불교학계에도 이제 초기불교 관련 연구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아울러 그동안 일반인들도 쉽게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아함이나 니까야를 혼자서 탐독할 수 있는 훌륭한 번역서도 시중에 많이 나왔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러나 동시에 이런 초기불교의 원전 자료는 불멸 후 긴 세월 동안 가감첨삭 된 온갖 부파의 산물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그것을 붓다의 원음이라고 믿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불교에 나타난 붓다의 명상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 보다 최근의 연구 성과인 이 책의 번역은 한국의 초기불교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이 연구 성과를 함께 누리기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양질의 불교 학술서가 턱없이 부족한 국내 실정에서 세계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 일부가 소논문 등에 단편적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그 전모를 이해하기 위해서 양질의 연구서를 번역해내는 작업은 연구자를 비롯해 일반 독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교 명상의 기원』이 초기불교 연구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줄 단초가 되어 주리라 기대해본다.
Contents
지은이의 말
약어
제1장 서 론
1. 불교의 최초기 형태의 문제
2. 불교 기원에 대한 연구
3. 문헌들과 고안물들
4. 어원에 관한 주의
제2장 알라라 깔라마와 웃다까 라마뿟따
1. 문헌 출처와 그 역사적 문제
2. 『오분율』에 나타난 전기 이야기의 역사적 진위 논란
3. 두 스승에 관한 추가 문헌
4. 웃다까 라마뿟따와 라마
5. 「성구경」에 나타난 다른 특이점
6. 붓다의 성도에 대한 기술로서 「성구경」
7. 해탈의 호칭으로서 ‘무소유’와 ‘비상비비상’ 용어
8. 소결
제3장 무색처정과 초기 브라만전통
1. 『마하바라따』와 초기 불전에 나타난 명상 게송들
2. 요소들과 무색계
3. 까시나의 영역
4. 요소명상과 초기 브라만전통
5. 〈해탈법품〉 속의 요소명상
6. 초기 브라만전통의 우주론과 명상
7. 두 스승의 목표 : 초기 우파니샤드식 유사성
8. “보는 중이면서 보지 못한다”라는 경구
9. 3장의 결론
제4장 초기 브라만전통의 요가철학
1. 바시슈타와 까랄라자나까 왕의 대화(Mbh XII.291)에 나타난 우주생성론
2. 「유무가」에 나타난 우주생성론
3. 「슈까누쁘라쉬나하」(Mbh XII.224)에 나타난 우주생성론
4. 제4장의 결론
5. 제4장 부록: 초기 요가철학의 업설
1. 초기불교와 브라만전통 간의 관계
2. 초기불교의 논쟁: 선정주의인가 지성주의인가?
3. 초기불교에서 지적 성향
4. 색계 4선과 그 발전
5. 붓다의 진설에 대한 식별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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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알렉산더 윈,박대용
영국 리버풀 출생. 브리스톨대학 학부에서 폴 윌리엄스(P. Williams) 교수와 루퍼트 게틴(R. Gethin) 박사로부터 불교의 기본 교육을 사사하고, 2006년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 곰브리치(R. Gombrich)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11월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 참가. 현재는 옥스퍼드대학 불교학연구소(약칭 OCBS)의 총괄업무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 리버풀 출생. 브리스톨대학 학부에서 폴 윌리엄스(P. Williams) 교수와 루퍼트 게틴(R. Gethin) 박사로부터 불교의 기본 교육을 사사하고, 2006년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 곰브리치(R. Gombrich)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11월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 참가. 현재는 옥스퍼드대학 불교학연구소(약칭 OCBS)의 총괄업무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