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의 오직 ‘순정한’ 기억만일까. 그동안 윤동주는 주로 일국적 차원에서 한국의 민족저항시인으로 표상되어 왔다. 그의 생과 언어는 ‘일제하 민족’이라는 구조화된 관념 아래 다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시간 한국 근대 시문학의 현장을 탐사해온 정우택 교수는 지금껏 우리가 윤동주를 만나온 이러한 태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북간도의 하늘과 별을 품은 아이로부터 숭실학교의 조숙한 문학소년, 책을 사랑한 비블리오마니아, 모던 경성의 번화가를 거닐던 문화 순례자, 사랑 앞에 수줍어하던 연전(延專) 하숙생, 저항하고 욕망하며 괴로워하던 청춘, 끝내 이방인/타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제국의 유학생 그리고 후쿠오카의 수인(囚人)까지, 저자는 윤동주가 거쳐 간 여러 존재자들을 탐색하면서, 그가 살아낸 시공과 그가 남긴 존재의 시편들을 다시금 궁구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어쩌면 그간 윤동주를 규정하고 제한해오던 ‘순정한’ 인식의 영토에서 자유로워지는 작업. 이 책은 그가 지상에 머물던 27년 1개월 18일의 시간, 20대를 채 마치지 못하고 영원한 젊음으로 간직되어버린 시인의 삶과 그 시의 의미를 되물었던 결과다.
이로써 드러나는 윤동주의 모습은 다시 시인, 재발견된 온전한 시인의 모습이다. 단지 시인이라는 이름만이 그에게 온당할 듯싶다. 2022년 새해를 여는,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무 번째 책.
Contents
서문 시인을 만나다
일러두기
제1장 북간도
명동마을과 명동학교의 네트워크|민족 독립운동과 간도참변|국제적 감각의 도시, 북간도 용정|보론: 명동촌 사람들의 사상지리|평양 유학과 ‘조선‘의 발견|귀향, 다시 북간도로|「이런 날」의 ‘모순’ 인식|북간도의 여성과 ‘슬픈’ 감각
제2장 ‘별’의 시인
‘별’의 표상과 근대의 감각|하늘과 바람과 별, 북간도의 표상체계|「자화상」과 윤리적 주체|1930년대 시인들의「자화상」|「참회록」과 분기점|‘별’이 떨어진 시대
충청북도 제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및 대동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국립타이완정치대학 한국어문학계 객좌교수를 지냈다. 대학에 입학하여 십여 년간 정선 인근으로 아라리 답사를 다니며 근대 한국인의 내면세계를 깊이 체험하는 행운을 얻었다. 한국 근대 자유시 형성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의 근대 시인과 시문학 연구를 통해 한국의 시문학장을 탐색해왔다. 그동안 『한국 근대 자유시의 이념과 형성』, 『한국 근대 시인의 영혼과 형식』, 『황석우 연구』 등의 저서를 간행하였다.
충청북도 제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및 대동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국립타이완정치대학 한국어문학계 객좌교수를 지냈다. 대학에 입학하여 십여 년간 정선 인근으로 아라리 답사를 다니며 근대 한국인의 내면세계를 깊이 체험하는 행운을 얻었다. 한국 근대 자유시 형성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의 근대 시인과 시문학 연구를 통해 한국의 시문학장을 탐색해왔다. 그동안 『한국 근대 자유시의 이념과 형성』, 『한국 근대 시인의 영혼과 형식』, 『황석우 연구』 등의 저서를 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