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고전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역·주·해·소·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역(譯)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번역이다. 그런데 동아시아 고전은 번역만으로는 내용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모내기를 할 때 물을 주듯 번역한 글에도 물을 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글이 살아나는데 이것이 주(注)다. 해(解)는 해석을 뜻한다. 역과 주를 통한 글이라도 여전히 거칠거나 딱딱하므로 해석이 이루어져야 글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데 이것이 해(解)다. 그렇더라도 이 내용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이것이 통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소(疏)이다. 마지막으로 이 내용에 대한 비판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것이 논(論)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동아시아 고전의 내용이 제대로 밝혀진다.
장자가 직접 쓴 글로 여겨져 장자사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읽어야 할 내용이 『장자』의 「내편」이다. 이 책은 장자의 「내편」을 재해석한 것으로, 「내편」은 [소요유(逍遙遊)], [제물론(齊物論)], [양생주(養生主)], [인간세(人間世)], [덕충부(德充符)], [대종사(大宗師)], [응제왕(應帝王)]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요유]는 「내편」의 총론에, [제물론]은 이론적 틀에 그리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은 각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보기에 『장자』의 텍스트는 다른 어떤 제자백가의 것보다 짜임새가 있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에 이르기까지는 역(譯)·주(注)·해(解)·소(疏)·논(論)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장자』를 재해석했고, 이 책에선 「내편」 역·해·소를 수록했다.
Contents
『장자』를 읽는 독자에게 보내는 저자의 편지
머리말
『장자』에 들어가기에 앞서-노자와의 만남을 위해
소요유 逍遙遊
소요유 1
1-1 대붕의 비상-황(黃)의 관점에서 현(玄)의 관점으로
1-2 하늘이 푸른 건 본래의 빛깔인가? 아니면 너무 멀어서 끝이 어서인가?
소요유 2
2-1 큰 앎(大知)과 작은 앎(小知)
2-2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
2-3 지인은 무기(無己), 신인은 무공(無功), 성인은 무명(無名)의 존재이다
소요유 3
3-1 명성을 바라지 않는 성인(聖人) 허유(許由)
3-2 공(功)을 바라지 않는 고야산의 신인(神人)
소요유 4
4-1 자기란 의식이 없이 송나라를 지나던 나그네란 지인(至人)
4-2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과 혜시의 유용지용(有用之用)
제물론 齊物論
제물론 1 오상아(吾喪我)-내가 나를 잃어버리다··
제물론 2
2-1 큰 앎(大知)과 작은 앎(小知), 큰 말(大言)과 작은 말(小言)
2-2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 여탄변집(慮嘆變?)의 생각, 요일계태(姚佚啓態)의 행동
2-3 마음의 참 주재자인 진재(眞宰)와 몸의 참 지배자인 진군(眞君)
제물론 3
3-1 성심(成心)을 자신의 스승으로 삼지 말아야
3-2 도는 작은 이룸(小成)에 가리어지고, 말은 화려한 언변(榮華)에 가리어진다
3-3 환중(環中)을 유지함으로써 무궁한 변화에 대응한다
제물론 4
4-1 천지는 하나의 손가락이고, 만물은 하나의 말이다
4-2 물고유소연(物固有所然), 즉 사물의 이름은 본디 그런 바 있다
4-3 조삼모사든 조사모삼이든 생각만 다를 뿐 틀리지 않다
4-4 큰 쓰임새란 인위적인 노련함보다 무위자연적인 순수함으로
제물론 5
5-1 처음이 있으면 그 전 처음이 있고, 그러면 그 처음이 있기 전 처음이 있다
5-2 희언자연(希言自然), 즉 말을 되도록 안 하는 자연스러움만이 소통의 길을 연다
5-3 도(道)를 말로 구분하면 도에 대해 보지 못하는 바 있다
5-4 도(道)·변(辯)·인(仁)·염(廉)·용(勇)은 모나지 않고 둥글다
제물론 6
6-1 올바른 거처(正處)·올바른 맛(正味)·올바른 용모(正色)
6-2 인위(人爲)에 따른 성인관과 무위(無爲)에 따른 성인관
6-3 우리의 삶은 ‘눈을 뜨고 꾸는 꿈’일 뿐이다
6-4 천예(天倪)로 조화를 이루고 만연(曼衍)에 맡기다
제물론 7
7-1 짙은 그림자 경(景)과 옅은 그림자 망량(罔兩) 간의 논쟁
7-2 호랑나비의 꿈(胡蝶夢)·
양생주 養生主
양생주 1 순리에 따라 이루어진 중앙의 자연스런 균형을 원칙으로 삼다(緣督以爲經)
양생주 2 포정의 해우(解牛), 즉 소 잡는 법
양생주 3
3-1 인간에 의한 형벌(人刑)과 하늘에 의한 형벌(天刑)
3-2 제지현해(帝之懸解)-거꾸로 매달려 있는 하늘의 속박에서 풀려남
인간세 人間世
인간세 1
1-1 덕(德)은 명성을 드러내는 데서 무너지고, 지식(知)은 다툼 가운데서 생겨난다
1-2 자기 생각에만 얽매인 성심(成心)의 소유자
1-3 몸의 재(身齋)가 아니라 마음의 재(心齋)
인간세 2
2-1 하늘의 뜻(命)과 인간으로서의 도리(義)라는 두 개의 계율
2-2 승물이유심(乘物以遊心)-사물의 자연스런 흐름에 따라 마음이 유유히 노닐다
인간세 3 수레바퀴 앞에 팔을 치켜든 사마귀(螳螂拒轍)
인간세 4
4-1 유용지용(有用之用)과 무용지용(無用之用)
4-2 신인(神人)은 이래서 재목감이 되지 못한다
인간세 5 신체불구자인 지리소(支離疏)와 덕(德) 불구자인 접여(接輿)
덕충부 德充符
덕충부 1 무위로서 제자를 모으는 왕태(王?)와 유위로서 제자를 모으는 공자
덕충부 2 몸이 온전한 건 예(?)가 쏜 화살에 맞지 않아서이고, 병신이 된 건 예가 쏜 화살에 맞아서이다
덕충부 3 기이하고 괴상한 명성을 듣길 바라는 공구(孔丘)는 하늘이 내린 형벌을 받은 사람이다
덕충부 4
4-1 추하지만 덕(德)이 넘치는 애태타(哀??)
4-2 재전(才全)과 덕불형(德不形)
덕충부 5 자연의 죽을 먹는 성인은 사람 형태를 지녀도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덕충부 6 성인에겐 형태는 있어도 모습(情)은 없다
대종사 大宗師
대종사 1
1-1 대종사는 자연의 원리에 따라 인간세상의 이치를 파악하는 사람이다
1-2 옛날의 진인(眞人)에게서 대종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1-3 진인(眞人)의 마음을 지니고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이 성인(聖人)이다
대종사 2 죽고 사는 건 하늘의 뜻이고, 밤낮으로 바뀌는 일상은 자연의 원리이다
대종사 3 인식론적·커뮤니케이션적·형이상학적·도덕적 차원에서 본 도의 모습
대종사 4 조철(朝徹)과 견독(見獨)에서 영녕(?寧)에 이르러야 도를 깨닫는다
대종사 5
5-1 왼팔을 차츰차츰 변화시켜 암탉으로 만들면 이로써 새벽을 알리다
5-2 ‘사람으로 남을 거야’라고 우기면 조물주는 상서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대종사 6 자연의 소인은 보통사람에겐 군자이고, 자연의 군자는 보통사람에겐 소인이다
대종사 7 눈물·슬픔·애달픔이 빠져도 부모상(喪)을 잘 치른 맹손재
대종사 8 인의(仁義)란 이름의 경형, 시비(是非)란 이름의 의형
대종사 9 몸은 떠나가고 지각작용이 멈춘 좌망(坐忘)
대종사 10 모든 건 하늘의 뜻(命)이다
응제왕 應帝王
응제왕 1 복희씨는 어떤 때는 자기를 말(馬)로, 또 어떤 때는 소(牛)로 여긴다
응제왕 2 군주가 모범을 보이고, 법도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덕을 속이는 일이다
응제왕 3 무명인(無名人)의 무위지치(無爲之治)
응제왕 4 무용지용(無用之用)에 따른 명왕(明王)의 다스림
응제왕 5 신인(神人) 호자(壺子)에게 호되게 당한 신무(神巫) 계함(季咸)
응제왕 6 명성과 모략으로 점철된 계함(季咸)과 순박한 상태로 되돌아간 열자(列子)
응제왕 7 혼돈(混沌)의 죽음
Author
김정탁
지리산 경상도 쪽 언저리 산청군 생초면이 그의 고향이다. 이곳엔 경북 영양의 주실마을, 전북 임실의 삼계면과 더불어 남한의 삼대 문필봉(文筆峰)이 있다. 고향의 이런 정기를 이어받은 탓인지 대학에선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졸업해선 신문사를 첫 직장으로 택했다. 기자로서 3년여를 보내고서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났다. 미주리대에서 언론학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은 뒤 1985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재직해 오고 있다. 『禮와 藝: 한국인의 의사소통 사상을 찾아서』, 『노장·공맹 그리고 맥루한까지』, 『玄: 노장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의 사상가 장자』 등의 책을 펴냈다.
지리산 경상도 쪽 언저리 산청군 생초면이 그의 고향이다. 이곳엔 경북 영양의 주실마을, 전북 임실의 삼계면과 더불어 남한의 삼대 문필봉(文筆峰)이 있다. 고향의 이런 정기를 이어받은 탓인지 대학에선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졸업해선 신문사를 첫 직장으로 택했다. 기자로서 3년여를 보내고서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났다. 미주리대에서 언론학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은 뒤 1985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재직해 오고 있다. 『禮와 藝: 한국인의 의사소통 사상을 찾아서』, 『노장·공맹 그리고 맥루한까지』, 『玄: 노장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의 사상가 장자』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