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이라는 상상에서 빚어낸 새롭고 강렬한 그래픽노블 『재생력』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의 스토리보드 작가로 일하고 있는 조성환은 그의 첫 작품 『재생력』을 통해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영화감독 봉준호의 추천사처럼, 이 작품은 [예측 불허의 유머와 처절한 폭력]이 함께 공존한다. 주인공은 어른의 몸이지만 어딘지 모자라 보이는 [머리]. 머리는 위기에 처한 검은 고양이의 목숨을 구해 주다가 다리를 잃고 만다. 머리의 보호자이자, 과거 생명 공학계에 큰 업적을 이뤘던 오명준 박사는 독특한 의료 기술로 머리의 망가진 몸을 재생시킨다. 그러나 머리와 동물의 언어로 짧은 교감을 나눈 직후 죽음을 맞는 검은 고양이. 머리는 이 죽음을 목격한 시점부터 조금씩 인간적인 모습을 얻게 된다. 한편, 누군가의 고의적 살인이 일어나고 이 시신은 오명준 박사에 의해 [매리]라는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머리에게 이 새로운 존재는 낯설고 두렵지만, 머리의 의식을 확장하는 중요한 존재가 된다. 머리와 매리의 주변에는 생명을 기술로, 목숨을 값으로, 삶을 이기적인 것으로만 여기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두 남녀는 과학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기술적 성과가 아닌 스스로 삶을 선택하는 이타적 인간으로서 살아간다. 마지막 페이지의 그 정서를 위해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달려가는 『재생력』은 조성환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을 [만약]이라는 상상 아래에서 녹여 낸 작업이다. [만약 이렇다면]이라는 가정은 모든 창작자의 의무이자 숙제와 같다. 책 제목을 만들기 전부터 이미 마지막 한 장의 상황과 대사가 정해져 있었던 만큼, 독자는 첫 페이지를 연 순간부터 진정한 [조성환 월드]에 들어왔음을 느낄 수 있다.
Author
조성환
낯선 땅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후 나 외에 상대방, 그리고 다른 것들이 있음을 조금 알게 되었다.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에서 스토리보드 일을 하고 있고, 틈틈이 차기작을 진행 중이다.
낯선 땅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후 나 외에 상대방, 그리고 다른 것들이 있음을 조금 알게 되었다.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에서 스토리보드 일을 하고 있고, 틈틈이 차기작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