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거리지 않으면 당장 한 달을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5210원이라는 바코드를 몸에 박은 채 그런 한 달을 채워가는 하루하루가 평생 힘겨운 사람들이 만났다. 정상 궤도를 벗어난 자기 삶이 맞닥뜨린 ‘막다른 골목’을 돌아보고, 다시 삶의 의지를 다잡게 해준 ‘가느다란 길’을 이야기한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면서 가난한 이웃들을 만나 가난한 삶을 나누며 삶이라는 바다를 표류해온 ‘웃는 여자들’에게 가난은 어쩌면 가장 온당한 존재 방식이다. 평범한 을들, 우리 곁의 ‘비정상(非正常)’들이 남긴 삶의 자취는 역사가 된다.
‘15소녀 표류기’는 여성들의 목소리로 한국 현대사를 다시 읽는다. 평범한 여성들의 개인사를 묻고 들으면서 거대 서사 중심의 남성 역사에 짓눌린 목소리들을 발굴한다. 20세기를 살아온 할머니 세대, 산업 사회의 역동을 지나온 5070 베이비부머 세대, ‘386세대’이던 40대, ‘88만원 세대’ 또는 ‘삼포 세대’로 분투하는 20~30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10대까지, 조금씩 시차를 두고 같은 시대를 달리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겹치며 한국 사회라는 모자이크를 그린다.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2013)에 이어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을 인터뷰한 최현숙은 ‘비정상의 나쁜 여자들’을 만나 각자의 인생을 재료로 우리 삶과 사회를 이야기한다. 너나없이 아줌마이자 엄마로 부른 그 여자들은 장기태(1941년생), 이기순(1946년생), 이윤숙(1959년생)이다.
Contents
편집자의 말 삶이라는 바다를 표류해온 ‘웃는 여자들’
머리말 가난은 가장 온당한 존재의 방식이다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장기태
“사람은 겉을 봐도 신은 마음을 보는 거여”-이기순
“도대체 내가 멀 잘못했냐구!”-이윤숙
Author
최현숙
1957년생.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소설가. 천주교를 통해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과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서 노인 돌봄노동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게 되었다. 최근 3년 서울역 근처에 살면서 홈리스 관련 활동과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할매의 탄생』 『할배의 탄생』『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삶을 똑바로 마주하고』『작별 일기』등이 있고, 공저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등이 있다.
1957년생.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소설가. 천주교를 통해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과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서 노인 돌봄노동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게 되었다. 최근 3년 서울역 근처에 살면서 홈리스 관련 활동과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할매의 탄생』 『할배의 탄생』『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삶을 똑바로 마주하고』『작별 일기』등이 있고, 공저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