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의 도가 수행은 연금술이나 부적술, 강령술 등 흔히 떠올리는 도사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불교의 참선 수행과 흡사하다. 불교의 空과 이 책에서 말하는 空은 같은 것이다. 수행의 목표는 같고 수행의 방법만 다른 것이기에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합과 의견 일치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에서는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이지만 수행의 길은 전혀 다르다. 수행은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성공한다.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하고 또 그 길을 홀로 가는 것이 수행이다.
이 책은 좌선(坐禪)을 중시하는 전진(全眞)의 수행 서적이다.
금화종지(金華宗旨)는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정좌(靜坐) 수행을 소개하는 서적이며 기를 돌리는 기공(氣功) 서적이 아니다.
이 책에는 기를 순환시키는 방법이나 기를 돌리는 혈자리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하늘이나 땅은 자연에 있는 하늘과 땅이 아니며 정신세계 속의 하늘과 땅이다. 바람과 벼락, 구름 달 등도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상징한 표현들이다. 땅속으로, 기혈(氣穴) 속으로 들어간다는 표현은 정신이 의식이 없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뜻하며 수행의 핵심이 되는 눈(目)이란 자기를 발견하는 눈, 내면의 길을 찾아가는 눈을 의미한다.
수행의 단계를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자기 모습을 보아야 가능하다.
인연의 끈을 내려 놓으려면 인연에 묶인 자신을 보아야 하듯, 세상을 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야
회광(回光)이든 응광(凝光)이든 시도하지 않겠는가?
혼침(昏沈)에 빠진 나를 발견하지 못하면 무슨 방법으로 정신의 생명을 보충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