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중기 이후 말기에 이르자 진(秦)나라에 의한 중국의 천하통일이 하나의 대세를 형성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중국의 천하통일 이후의 치국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여불위(呂不韋)와 그의 식객이 중심이 되어 편찬한 『여씨춘추』[『여람』(呂覽)이라 부르기도 한다]이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이 시기의 도가철학을 진한시대 황로학이라 부른다. 오늘날 중국 대륙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황로학이다. 그렇다면 황로학이란 무엇인가? 거칠게 말해서 황로학이란 도가철학을 중심으로 하여 기타 학파의 장점을 접목시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이 글에서 살펴본 중국 고대 문헌 『여씨춘추』가 바로 진한시대 황로학의 대표적 문헌 가운데 하나이다. 이 문헌을 이어서 나온 또 하나의 황로학의 중요한 저작이 『회남자』이다. 흔히 학자들은 이 『회남자』를 황로학 계열 저작의 최고봉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여씨춘추』를 편찬한 여불위와 마찬가지로 한대 초기에 『회남자』를 편찬한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삶도 자살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였다.
여불위와 그 식객들이 『여씨춘추』를 편찬한 목적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중국의 천하통일 이후 국가를 어떤 원리에 의거하여 통치할 것인가를 철학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진시황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여불위를 중심으로 한 세력 사이의 정치적 투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여불위는 정치적 패배로 인하여 결국 자결로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와 「여불위열전」(呂不韋列傳), 『전국책』(戰國策), 『설원』(說苑) 등의 문헌에 기록하고 있다.
『여씨춘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것은 「팔람」(八覽), 「육론」(六論), 「십이기」(十二紀)이다. 그런데 『여씨춘추』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전면적이다. 그런 까닭에 아마도 반고는 잡가로 분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씨춘추』는 결코 잡가의 문헌이 아니다. 어떤 문헌을 잡가로 분류하는 것은 문헌 분류가 아니다. 이 책은 『회남자』(淮南子)와 더불어 진한시대 황로학을 대표하는 저작이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제1장 여불위와 그 식객들 _ 008
제1절 여불위의 생애 _ 008
1. 부유한 상인[富商] _ 009
2. 장양왕(莊襄王)과의 만남 _ 011
3. 진시황(秦始皇)과의 관계 _ 020
4. 『여씨춘추』의 편찬 _ 025
5. 그의 죽음과 꿈의 종말 _ 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