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층이 얇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개정판을 내게 되어 정치학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에 관한 아이디어는 필자가 정치학을 처음 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희망과 기대감으로 정치학이란 과목을 수강했을 때 생전 처음 읽어본 정치학 교재는 너무 어렵고 딱딱해서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정치사상 과목은 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평판대로 어려운 용어에 어려운 내용까지 겹쳐 골치가 아팠다. 정치학을 평생 탐구할 학문으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들었고 정치학 전공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하였다. 필자는 정치사상 관련 학술서적은 왜 이렇게 난해한 문장과 전문적인 용어jargon으로 가득 차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이후 정치학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풀어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후에 학생들이 정치학, 특히 정치사상 과목에 겁을 집어먹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는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정치학으로 인도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선친이 저술한 『민법총론』 서문에서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은 아무쪼록 평이하게 민법을 국민에게 전하려는 것이 저자의 모토이다) 진승록, 『민법총론』, 서울: 대성출판사, 1949, p. 2. 라는 글을 읽고 용기를 내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 붐이 일어나기 훨씬 전인 1990년대 초에 ‘정치와 문학’이라는 과목을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교 정규과목으로 개설하였다. 정치사상과 이상사회의 추구와 같은 주제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테네시 윌리암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의 문학 작품을 통해 정치사상을 어렵지 않게 가르치려고 시도하였다. 수강 학생들은 정치학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흥미를 느끼며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고무되어 문학 작품에 내재된 정치학 이론과 정치사상을 풀어내어 전문용어가 최소한으로 포함된 정치학 전문서적을 저술하게 되었다. 이 책이 정치학 전공자는 물론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이 책을 저술하면서 인간은 앞선 세대 사람과 현재와 미래의 만나지 않은 사람이 책을 통해 지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실감하게 되었다.
지금은 인문학의 중요성,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 필요성이 우리 사회에 널리 인식되어 있어 필자가 시도하는 문학과 정치학의 결합이 어색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는가? 이상사회의 실현은 가능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줄기차게 추구되어 왔던 질문이다. 개혁과 혁명을 거치며 이상사회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졌고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빈부 격차와 소득 불평등, 정치지도자의 부패와 무능력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왜 이러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의 중요한 문제들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필자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다.
본 개정판은 최근의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내용과 자료를 보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적절한 분량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책이 나오게 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지면을 통하여 간단하게나마 감사를 드리고 싶다.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님으로 학문하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시고 학자로서의 삶을 몸소 실천하신 미국 버클리 대학교 정치학과의 Chalmers Johnson 교수님, 지금은 작고하셔서 뵐 수 없는 교수님께 그리움과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학교와 가정을 병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 소중한 우리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본 저서 개정판 발행을 축하해주시고 정성스럽게 출판해 주신 박영사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작고하신 부모님께 이 책을 바친다. 여성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해주시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격려해주신 아버지, 세속적인 가치를 버리고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가치를 일깨워 주신 아버지,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신여성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 오셨지만 자식들을 위해 커리어를 희생하신 부드럽고 다정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Contents
CHAPTER ONE
01
정치학과 정치사상
1.신화,성경,문학과 서양 정치사상 _3
2.정치학의 연구 주제 _4
3.정치학의 세부 분야와 정치사상 _9
CHAPTER TWO
02
고대 정치사상
1.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_17
1) 프로메테우스와 저항 정신 25
2) 총사령관 아가멤논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28
3) 프러크러스테스의 침대와 독재정치 34
4)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 과거를 돌아보지 마라 37
5) 프시케 신화와 신데렐라 신화: 남녀불평등 이론의 재조명 40
3. 아리스토텔레스와 현실주의 정치사상 _56
1)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주의 56
2) 아리스토텔레스의 민주주의 사상 61
4.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탄생과 발전 _64
CHAPTER THREE
03
중세 정치사상
1. 성경과 정치사상 _73
2. 성경의 구조 _79
3. 성경과 이상사회 _82
4. 나사로의 죽음과 부활: 인간 해방 선언 _85
5. 로마서와 왕권신수설 _89
6. 고대 그리스 휴머니즘과 기독교 신본주의 _92
CHAPTER FOUR
04
근대 정치사상
1.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_97
1) 마키아벨리의 학문 세계 100
2) 마키아벨리의 성악설 102
3) 악덕이 덕이다 106
2. 근대 정치사상의 효시 마키아벨리 _117
CHAPTER FIVE
05
문학 속의
이상과 현실
1.테네시 윌리암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_127
1) 좌절한 이상주의자 테네시 윌리암스 127
2) 비참한 현실에서 천국으로 도피 134
3) 실패한 이상사회 추구 140
2.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_145
1) 실패한 이념가 조지 오웰 145
2)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동물의 농장 148
3) 배반당한 혁명 153
4) 새로운 계급의 등장 159
3.손톤 와일더의 우리 읍내 _168
1) 현실주의자 손톤 와일더 168
2) 현실과 평범한 삶의 찬미 172
3) 현실에 충실하라 188
CHAPTER SIX
06
인류 역사의
발전
이상과 현실의 조화_199
참고문헌 _204
찾아보기 _213
Author
진미경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미국 버클리대학교 정치학박사
아주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경희대학교 특임 교수
한국 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 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저서: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공저)
East Asia in the Millenium: The Challenge of Change(공저)
Democracy and the Status of Women in East Asia(공저)
논문: 현대 민주주의와 정당성 이론
녹색정치와 녹색 정치운동
Japan's Foreign Policy toward North Korea in the Post-Cold War Era
Reflections on Women's Empowerment through Local Representation in South Korea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미국 버클리대학교 정치학박사
아주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경희대학교 특임 교수
한국 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 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저서: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공저)
East Asia in the Millenium: The Challenge of Change(공저)
Democracy and the Status of Women in East Asia(공저)
논문: 현대 민주주의와 정당성 이론
녹색정치와 녹색 정치운동
Japan's Foreign Policy toward North Korea in the Post-Cold War Era
Reflections on Women's Empowerment through Local Representation in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