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수치는 매년 바뀔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해 모 결혼정보회사의 ‘재혼통계 분석결과'를 보면 회원의 평균 재혼연령은 남자 42.3세, 여자 39.4세다. 통계청의 전국 평균 재혼연령(남 47.1세, 여 43세)과 비교하면, 남성은 4.8세, 여성은 3.6세 더 젊은 나이다. 연령별로는 30대(30~39세) 재혼이 전체의 48.9%로 가장 많았다. ‘젊은 재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통념은 재혼이란 사별 또는 황혼기에 어쩔 수 없는 이혼으로 인해 다시 결혼 하는 것을 ‘재혼’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개개인의 자아와 신념에 바탕을 둔 결혼의 가치관 변화와 100세 수명시대에서는 구태여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 부부의 연(緣)을 서로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현실화 되면서, ‘재혼’이 결혼의 한 형태로 분명히 자리 잡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재혼의 특수성>이라는 용어를 사용 할 만큼 재혼은 초혼과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자녀문제가 동반 된다면 재혼관계가 한층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재혼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충고하기를 재혼도 초혼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미래를 약속하며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는 것 까지...... 사람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이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으로 듣기 좋은, 어쩌면 아주 편안한 그리고 위안이 되는 조언일수도 있다. 그러나 재혼한 뒤, 그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철없고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사실 재혼은 초혼과 다른 환경과 분위기에서 시작한다. 이혼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있고 전 배우자라는 존재가 있다. 재혼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한 몫 한다. 특히 자녀와 함께 시작하는 재혼은 새 배우자와 자녀의 관계, 이혼한 전 배우자와 자녀의 관계, 재혼으로 형제자매가 된 자녀들끼리의 관계, 새로운 친척 관계 등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시작한다.
‘계부모’ ‘계자녀’등 평소 쓰지 않는 단어들은 재혼만큼이나 재혼가족의 개념규정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이혼해피엔드>의 저자 짐모스크는 재혼등식을 "재혼=당신's +나's +우리's" 라는 소유격이 포함되어 있는 등식으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제시한다. 재혼가족은 흔히 혼합가족으로도 표현하는데 그만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갈등 또한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혼의 등식이 가리키는 것처럼 재혼이라는 삶의 형태를 통해 새로운 이상을 꿈꾼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특별히 이혼의 과정 속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다면, 재혼은 더욱 힘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마다 개별성이 있고 상황이 다 다르기는 하지만, 재혼이라는 구조 속에서 공통적으로 안고 가는 문제들이 있다. 그러므로 '새부모(=계부모)'가족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 지침 등 어떤 형태로든 그 자료를 읽거나, 사전 예비지식으로 갖추고 있음으로서 재혼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많은 공통적인 문제들에 대해 나름대로 예방하기위해 노력하거나 최소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남녀관계에서 대해 말할 때 자주 쓰는 말 중 하나가 너는 ‘사랑을 글로 배워냐?’라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재혼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는 우선 글로 배우는 게 필수적이다. 정말 글로 배워서 아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재혼분야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에 충실을 기한 책이다. 재혼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일독을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Contents
서문을 겸한 감사의 글
제1장 결혼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은 <재혼>
1. 결혼이란 어렵기는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모험
2. 다시 결혼, 즉 재혼에 나서는 이유
3. 돌아온 싱글이 가족의 경계를 허물어
4. 적극적인 재혼 행렬/‘두 번의 실패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