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편 장상학

인체가 나타내는 이상 반응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먼저 인체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서양의학은 형이하학적(形而下學적的))으로 인체를 물질 또는 기계의 부속과 같은 개념으로 분석하여 이해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전통의학은 인체를 유기체로 존중하여 이해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인체가 자연의 변화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지, 또 장부 기능의 허실에 따라 인체 조직 상호 간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또 오욕칠정(五慾七情)의 정신이 육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형이상학(形而上學)의 영역까지 아울러 통찰했다. 그리고 우주 변화의 원리를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육기(六氣)로 설명했고, 인체의 정신 작용과 생리 기능을 12경락과 장상학으로 설명했다.

먼저 진단이 정확해야 약도 쓰고 침술도 할 수 있고, 병도 제대로 고칠 수 있는 법이다. 음양오행과 경락, 장상학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장상(臟象)의 상(象)은 기적(氣的) 개념으로 운행시키는 힘이고, 장부의 형(形)은 정(精)이 저장되어 있는 형태의 질적(質的) 개념이다. 즉, 장부는 오행의 작용으로 진고유액(津膏油液)이 화합되어 응축되는 정(精)을 저장하는 곳이다. 그래서 고전에서 이르길 “장(臟)은 장평야(臟平也)이고, 장제신이정기유통(臟諸神而精氣流通也)”이라고 하여 정신이 숨겨져 있으면서 정기(精氣)가 유통되는 곳이라고 했다. 부(腑)는 부고(府庫)라 하여 출납전수지위야(出納轉輸之謂也)라고 했다. 즉, 부는 창고와 같아 수곡은 물론, 진액과 정기가 출입한다고 했다. 장상을 이해해야 진단을 정확히 할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다. 장상학과 장부 진단법 중 핵심만을 보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본서는 크게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론에서는 장상학의 기본 개념과 동양의학의 육장육부(六臟六腑), 오행(五行), 오행(五行)의 상생상극(相生相克), 삼음삼양(三陰三陽)과 육경(六經)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 장상학은 경혈학과 연계된 시간적 개념이 있기 때문에 12경락의 유주 시간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이어 각론에서는 육장육부와 기항지부의 기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한편, 이에 대한 변증 치료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아울러 각 장마다 임상 사례 분석을 실어 장부 변증법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끝부분에서는 서양의학의 계통 분류와 다른 육장육부(六臟六腑)는 물론 사형(四形), 그리고 기항지부(奇恒之府)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를 했다. 저자는 본서를 내게 된 이유에 대해 전통의학의 방대한 학문 중 태극음양오행학(太極陰陽五行學)과 경혈학(經穴學), 그리고 장상학(臟象學)이 핵심이기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장상학은 서양의학의 해부생리학과는 다른 관점의 분야이므로 전통의학에 입문함에 있어 기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데 모아 보았다고 한다. 비록 소책자일지라도 난해한 장상학과 장부 진단법 중 핵심만을 모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그간 장상학을 공부하며 어려움에 봉착했던 사람들의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