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에서 만화학교를!’ 이 아득한 꿈이 시작된 것은 몇 해 전 모해규 선생님과 만나면서예요. 만화학교라니, 책마을이 무모한 시도라는 ‘손가락질’을 견디어온 저한테도, ‘무모한’이었어요. 그런데 서쪽에서 만난(책마을 해리는 우리는 서쪽에 있으니까요) 귀인들 덕분에 ‘무모한’이 ‘가능한’으로 바뀌었어요. 행복한 입장변화예요. 서쪽에서 우리가 만난 귀인들은,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 모해규 선생님(학과장을 지낸 교수님이세요)을 비롯해서 김은권 교수님과 남승우 선생님, 웹툰작가 이지훈 선생님이세요. 거기 더해, 이육남 선생님을 비롯한 책마을 식구들까지예요.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이하듯 실컷 그림을 그려보았어요. 손으로 칸 그림의 감각을 익히면서 기계그림까지 두루 익히는 과정이 된 거죠. 네모 칸안에 그림과 글을 가두는 연습, 칸을 버리고 글과 그림을 풀려나게 두는 연습, 그 바탕에는 우리 생각이 어떤 틀에 결코 가두어지지 않는다는, 중요한 배움도 있었어요. 책마을해리에서 펴내는 누구나만화책 첫 작품이 ?넌 너, 난 나?가 되었어요. 지난여름 땡볕을 무릅쓰고 책마을해리에서 보낸 땀의 결과물이에요. 그안에 참가한 우리들의 고민, 자랑, 내일이 듬뿍 담겼어요. 너는 너대로 ,또는 나는 나대로,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놀며 배우며 익힌 것들대로 살아갈 테지요. 또 만화학교 같은 어떤 계기를 만나고 그 계가가 우리가 살아갈 방향에 살을 조금씩 보태주겠지요. 그러다, 그 삶의 틀마져 극복하는 멋진 삶을 살아가리라 믿고 싶어요. 여러분의 만화 속 캐릭터들이 자꾸만 자꾸만 ‘제 생각이 맞다’고 조용히 말해주고 있어요. 칸마저 허물어뜨리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 우리가 오늘 배운 것을 잊지 말아요. 우리가 지난 여름 손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온몸으로 익힌 것을 기억해 주어요. 오늘 세상과 만나는 이 작은 만화책이 그 증거예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우리는 우리대로까지.
Contents
김계우_ 야자타임
나강현_ 넌 너고, 난 나야
나기현_ 비 오는 날의 놀이공원
나현우_ 평범하지 않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문지우_ 오늘은 어디 가?
유다현_ 양심을 잃어버린 아이
이다경_ 음료수를 먹은 빙판
이소리_ 시크릿 플랜
이수한_ 안무전쟁
이승재_ 잊지 못할 하루
이우현_ 잃어버린 1년
정승현_ 삼시세끼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