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농촌을 어촌, 산촌과 함께 분류되는 지역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어촌이나 산촌에 사는 사람 역시 대부분 어업이나 임업 등을 농사와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농촌이 생각보다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말 농촌이나 시골로 옮길 수 있는 영어의 rural 혹은 country는 어원상 ‘도시 바깥의 지역’ ‘도시가 아닌 지역’을 가리키는 단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농촌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떨까? 이촌향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농촌은 가난하고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야 하는 곳이었고, 지금도 빈약한 문화 인프라와 고된 노동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한편 농촌은 고향의 푸근함, 수확의 기쁨, 좋은 경치와 편안한 휴식 등의 이미지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농촌은 변함없이 대부분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이자 가정과 공장에 물과 광물, 연료를 보내주는 곳이며, 옷을 만들기 위한 섬유, 건물을 짓기 위한 석재와 목재 등을 사회에 제공해온 곳이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농촌 ― 지리학의 눈으로 보는 농촌의 삶, 장소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다양한 기능과 상반되는 이미지가 교차하는 농촌을 파악하기 위해 9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국의 농촌지리학자 마이클 우즈Michael Woods는 먼저, 이 복잡하고 모호한 ‘농촌’이라는 개념을 지리학과 사회학에서는 어떻게 연구해왔는지 개괄하며 책을 시작한다. 그는 인문지리학자 할파크리의 ‘농촌 공간 3중 모델’, 즉 농촌지역, 농촌에 대한 표상, 농촌의 일상생활이라는 세 축을 농촌 공간과 농촌성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접근방법이라고 제안한다.
Contents
옮긴이 서문 _ 4
1장 농촌에 접근하기
왜 농촌인가 _ 9 | 농촌을 연구하기 _ 12 | 이 책의 범위와 구조 _ 23
2장 농촌을 상상하기
들어가며 _ 27 | 농촌의 역사적 구성 _ 28 | 농촌을 알기 _ 42 | 관계적 농촌 _ 55 | 나가며 _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