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本書)는 《시경(詩經)》 20권과 이에 대한 주자(朱子)의 《집전(集傳)》에 현토(懸吐)하고 역주(譯註)한 것이다. 《시경》은 B. C. 11세기부터 B. C. 5세기 즉 서주(西周)로부터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이르기까지 약 6백년간의 운문(韻文)을 모은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오래된 시집(詩集)으로 알려져 있다. 일찍이 《서경(書經)》·《역경(易經)》과 함께 삼경(三經)으로 칭해지고, 여기에 《예경(禮經)》·《악경(樂經)》·《춘추경(春秋經)》을 더하여 육경(六經)으로 불리며 모든 경(經)의 으뜸으로 손꼽혀 왔다.
《시경》은 모두 311편으로 엮어져 있다. 이 가운데 〈소아(小雅)〉의 생시(笙詩)인 〈남해(南?)〉·〈백화(白華)〉·〈화서(華黍)〉·〈유경(由庚)〉·〈숭구(崇丘)〉·〈유의(由儀)〉의 6편은 가사가 없으므로 실제는 305편인 셈이다. 이 때문에 보통 ‘시삼백(詩三百)’이라고 불리고 있다. 또한 시는 문장의 정화(精華)라 하여 파경(?經)이라고도 한다.
《시경》은 사언(四言)이 주종(主宗)을 이루고 있지만 삼언(三言)에서부터 구언(九言)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리하여 후세의 사부(辭賦)는 물론이요, 각종 시체(詩體)도 이 《시경》에서 발달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시경》을 공부함에 있어서는 굳이 주자설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초학자들은 훈고(訓?)와 뜻풀이가 비교적 명확한 주자의 《집전》에 입각(立脚)하여 경문(經文)을 완전히 파악한 다음 타당성 있는 이설(異說)을 수용하는 것이 학시(學詩)의 첩경(捷徑)이라고 여겨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시경》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 선조들의 시사상(詩思想)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