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인도 필사본의 개론서는 그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을 언급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기대만큼 ‘직접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책이 될 수는 없다. 필사본학에 대한 안내는 언제나 ‘최소한’의 그러나 ‘공통되는’ 범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필사본에 대한 연구는 특정 지역의 사본, 특정 시대의 사본, 특정 연구주제에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연구자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어떤 학자가 카로슈티 문자로 쓴 초기 간다리 사본을 연구하다가 동시에 따밀어나 오리야로 쓴, 또는 그 문자로 쓴 산스크리트 사본을 연구할 여력은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문자나 언어 자체에 능숙하다고 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주제에 익숙하지 않으면 사본 해독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카슈미르 샤라다 문자로 쓴 베다 문헌을 투르판 지역 굽따 문자로 쓴 불교사본 연구자가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인도 필사본에 대한 개론서가 비교적 세상에 많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다. 다만 학자들은 자신들의 영역에서 필요한 사본들을 가능한대로 접하는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사본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본학은 따라서 경험의 산물이다. 결론적으로 ‘최소한의 공통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본학 개론은 전문적 깊이의 한계가 있다. 반면 ‘직접적이고 정확한’ 사본의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서는 전문적 깊이는 있지만 연구대상을 확장하면 그 책의 정보력은 큰 효용을 발하지 못한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는 함부르크 대학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과사전형태의 사본학 연구총서의 등장을 고대해 본다.
Contents
서론
제1장 사본으로의 접근과 선행연구
1. 대표적인 필사본 연구들
2. 필사본의 접근
3. 필사본 이미지의 확보
제2장 필사본의 주요 문자들
1. 브라흐미 문자
2. 카로슈티 문자
3. 싯다마뜨리카
4. 리차비 문자
5. 샤라다 문자
6. 네팔 갈고리(Nepalese Hooked) 문자
7. 벵갈리(Bengali) 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