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와요!》는 눈이 온 날, 밖에서 마음껏 뛰놀고 싶은 친구들을 멋진 마법의 세계로 데려다줄 거예요. 함박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하얀 얼음 케이크처럼 변한 아침, 무당벌레 아가씨 룰루는 빙고와 함께 조심조심 밖으로 나가요. 살짝 눈 맛을 보기도 하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기도 하죠. 발자국은 룰루를 따라가며 커다란 펭귄을 그려냈지요.
오빠가 만들고 있는 눈사람의 성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뜻대로 되진 않아요. 와르르 와르르 자꾸 무너져 버리죠. 하지만 룰루는 실망하지 않아요. 마당 뒤에 있는 소나무 숲으로 가지요. 눈을 잔뜩 이고 있는 소나무는 마치 거인 같아요. 거인이 얼음 케이크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룰루는 거인이 얼음 케이크를 다 먹을까 봐 요리조리 소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말려요. 그러다 그만 나뭇가지를 건드렸지요. “앗, 차가워!” 목덜미로 눈이 쏟아졌어요. 무당벌레 안테나는 마구 구겨져 버렸고요. 속이 상했지만 룰루는 눈 놀이를 멈추지 않아요. 용으로 변해 세게 입김을 불기도 하고, 용이 살 수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기로 하지요.
하지만 눈 쌓인 언덕 위로 올라가는 건 쉽지 않아요. 발이 빠져 용처럼 날 수도 없죠. 룰루는 눈 속에 갇혀 꼼짝할 수 없자 실망에 빠져요. 그때 파닥파닥! 무당벌레 날개 그림자를 발견하지요. 룰루는 천천히 발을 움직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어요. 그리고 마침내 언덕 위로 올라가는 데 성공하지요. 그리고 더욱 멋진 건 그렇게 한참 동안 눈과 씨름하며 만든 것이 바로 빙고의 얼음 조각상이지 뭐예요. 언덕에서 내려온 룰루는 오빠와 함께 더 많은 동물 조각상을 만들었어요. 새하얀 눈밭에서 룰루와 빙고, 오빠가 만든 동물들은 금방이라도 숲으로 뛰어갈 것 같지요. 밖에서 실컷 놀다 돌아온 뒤 따뜻한 집 안에서 몸을 녹이는 남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저절로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