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은 한문으로 ‘仙人掌’이라 합니다. 말 그대로 ‘신선의 손바닥’이란 뜻이지요. 아마 한자 문화권에서 부채선인장 가운데 하나인 ‘은세계’를 보고 붙인 이름인 듯 싶습니다. 은세계는 시골 장독 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인장이고, 잎이 손바닥처럼 넓습니다. 그런데 그 손바닥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지요. 그래서 결코 신선의 손바닥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그것은 아무래도 거칠고 메마른 땅에서도 죽지 않고 사는 선인장의 질긴 생명력과 관계가 있는 듯 싶습니다. 바로 그 생명력을 보고 신선의 장생불사(長生不死)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또 선인장을 백년초(百年草)나 패왕수(覇王樹)라 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랍니다.
한 생명이 이름을 얻는다는 것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선인장은 내년 봄 다른 꽃들이 꽃을 피워도 부러워하지 않을 것이고, 친구들에게 짜증도 내지 않을 것입니다. 또 친구들에게 상처 주는 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도 겨울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기에. 더구나 아무도 꽃을 피우지 않는 겨울에 저 홀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꽃을 피울 ‘크리스마스선인장’이기에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