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상과 사람에 이리저리 부딪히고 넘어진 시간과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세상물정에 대해서 알건 다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실은 체제와 사회에 단지 길들여져 정의, 평등, 자유, 환경과 같은 정말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무지해지는 건 아닐까. 그렇기에 주식, 부동산 등 돈 버는 일에 매달리고, 취업과 승진을 위해 자기계발에 온 힘을 다 쏟으면서도 ‘지금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다.
시대에 대한 성찰과 자아찾기는 몇몇 지식인이나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숙제이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마음과 타인이 정해놓은 삶의 기준에서 눈을 돌려 환경 파괴, 원자력 발전, 기술문명 시대에 대한 반성,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빈부격차, 여성의 노동과 인권 등 마음 한편을 답답하게 하는 ‘불편한 문제’들을 제대로 마주볼 때 ‘진짜 세상물정’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진짜 세상물정을 알려주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 수박 겉핥기식 인문서, 고전읽기가 아닌 비주류적 책 읽기를 우리에게 권한다. 아룬다티 로이의 《생존의 비용》, 데릭 젠슨의 《작고 위대한 소리들》, 알렉스 륄레의 《달콤한 로그아웃》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등 저자가 소개하는 ‘비주류 책’이란 단순히 유명하지 않거나 소수를 위한 책이 아니다. 자본주의적 성공과 풍요만을 외치는 주류의 세상에서 유행이나 권위에 주눅 들지 않으면서 당당히 반기를 들고, ‘인간답게,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특별한 명저들이다. 그 책들은 타인에 무관심하고 권력의 횡포에 침묵해왔던 우리들에게 시대에 저항하는 힘,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는 행복, 함께 연대하는 기쁨, 상식에 대한 새로운 정의 등 ‘더 옳은 삶’을 위한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Contents
시작하며 다른 세상을 상상하자
01 우리 시대의 묵시록
체르노빌의 목소리
02 따라지 인생을 만드는 체제의 그늘
위건 부두로 가는 길동물농장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03 잔혹한 현실 속에 숨은 아름다움
생존의 비용9월이여, 오라
04 감시와 통제로 향해가는 기술사회
웰컴 투 머신작고 위대한 소리들
05 녹색 게릴라, 도시를 바꾸다
도시 농업우리가 사는 곳에서 로컬푸드 씨 뿌리기게릴라 가드닝
06 음식 속에 숨은 오만과 편견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죽음의 밥상슈퍼마켓이 우리를 죽인다푸드룰
07 몸과 손이 빚어낸 지혜에 귀를 기울일 때
제로성장시대가 온다미래에서 온 편지내 손 사용법
08 몸과 손이 빚어낸 지혜에 귀를 기울일 때
케스-매와 소년시민의 불복종소로우의 일기
09 멋들어진 세계의 가장 낮은 곳에서
언더커버 리포트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노동의 배신벼랑에 선 사람들
10 석유 없는 세상에 내린 축복
장기비상시대(거의)석유 없는 삶축복받은 불안
11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슬럼, 지구를 뒤덮다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12 국민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살겠노라
남쪽으로 튀어!미시시피 씨의 결혼국가는 폭력이다도시형 수렵채집생활
13 고통 받으면서도 환대하는 영혼들
중력과 은총 | 철학 강의 | 신을 기다리며환대하는 삶잃어버린 숲
14 세상 속에서 배우는 큰 공부
나의 대학대학에 저항하라교육 불가능의 시대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
15 누가 내 몸을 돌보는가
질병 판매학스스로 몸을 돌보다병원이 병을 만든다약 안 쓰고 병 고치기
16 일과 공부의 의미를 찾아서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침묵의 공장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17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들이 위험하다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외로워지는 사람들달콤한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