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신비나 미신이 아니라 동시대의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읽어야 할 동양 고전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럴 정도의 책이 되려면 『주역』에 대한 현대적 가공이 필수적이다. 이때 현대적 가공이란 책에 대한 가독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일반인들의 가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 책은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도를 선보인다. 『주역』은 하나의 텍스트다. 그것이 하나의 텍스트라면 현대인들이 읽고 그 뜻을 쉽게 음미할 수 있는 정역본이 필요하다. 그런 정역본을 위하여 나는 기존 텍스트에 대해 메스를 갖다 대고 일일이 절개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한문은 텍스트 구조를 완비하고 있으므로 텍스트에 대한 엄정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해당 텍스트의 의미를 간취看取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텍스트에서 물이 흐르게 하라, 막힘없이! 이것이 텍스트에 대한 물대기다. 이 책은 『주역』 통행본 중에서 「잡괘전」을 현대적으로 분석하고 풀이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저자는 원문을 일일이 분석하고 풀이하는 작업을 섬세하게 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