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선비가 해야 할 일 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일의 하나가 독서라고 했고 독서야말로 ‘기가起家’, 즉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불행을 만난 집안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일 한가지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독서야말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자 깨끗한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많이 해서 똑똑한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보다는 사람다운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부터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은 사람이 만들지만 책 속에 담겨진 글들은 인간의 마음에 심기어 져서 성숙한 인격체를 만들어 줍니다.
평생 동안 읽은 책들을 기록해 두지 않는다면 머릿속에 다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다산만큼 기록을 좋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평생 동안 찾았거나 방문했던 곳에 시나 글을 남기지 않은 일이 없었고, 읽은 책에 대해서도 느낀 바는 물론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반드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다산의 저서 3,000여 권은 대체로 그렇게 해서 저술되었다고 합니다. 제題, 발跋, 서序, 기記 등 뛰어난 문文도 대체로 읽었던 책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냥 읽기만 하고, 암송만 해서 무든 소득이 있겠느냐”는 말은 그렇게 해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단 한 권의 책이라도 읽은 내용을 기록해 두는 습관을 가진다면 훗날 반드시 유익한 정보로 남게 되어 질 것입니다. 이 독서기록장을 평생 동안 간직하시어 후손 대대에 감동을 주는 기록장으로 기억되시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