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락천사가 인간의 몸 안에 들어와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열일곱 살 소년 숀의 몸 속에서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육체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타락천사 키리엘은 전지전능에 가까운 영적인 존재임에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보다 더 인간처럼 행동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마음을 가진 키리엘의 모습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게 한다.
‘악마’라는 말보다 ‘타락천사’라 불리기를 원하는 키리엘. 그는 ‘영혼들의 거울’이라는 뜻을 가진 자신의 이름처럼 지옥에서 죄를 지은 영혼들의 거울이 되어 그들이 수치심과 죄책감, 슬픔의 짐을 고스란히 느끼도록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수천 년간 계속해 온 자신의 임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싫증이 날대로 난 타락천사 키리엘은 어느 날 지옥을 무단이탈하여 이승으로 내려온다. 그러고는 교통사고로 1초 뒤에 죽게 될 열일곱 살 소년, 숀의 육체로 들어가게 되는데…….
『내 안의 타락천사』에는 키리엘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관심사가 직설적으로 드러나 있다. 인간의 몸 속에 들어와 흥분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는 자위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성적 경험을 갈구하고, 결코 끊어지지 않는 단단한 실로 묶여 있는 친구와 가족의 존재를 거추장스럽게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타락천사 키리엘의 이야기는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왔던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지 알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