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을 〈설화가 따르는 우리 익은말 사전〉 이라고 했지만 바꾸어 말하면 우리 고사숙어(故事熟語·故事成語) 모음이다. 우리는 지난날에 한자어로 된 중국 고사숙어를 많이 인용하면서도 우리의 고사숙어는 등한시하였다. 우리 고사숙어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문헌에 기록된 것은 적지만 구전되어 일반이 인용하고 있는 고사숙어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문헌에 전하는 것이 적은 까닭은 한문학자 중에는 같은 뜻의 말이라 할지라도 우리 순수어로 표현하면 하찮게 여기고 한문으로 표현하면 격이 높고 뜻이 깊다고 여기는 어처구니없는 관념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우리 순수어로 된 고사숙어는 문헌에 기록된 것이 거의 없으나 구전되어 인용되는 것은 많으므로 그것을 모아본 것이 이 책이다. 중국 고사숙어는 옛 사람이 한 말이나 또 역사상에 있었던 일, 또 어떤 설화에서 이루어진 것 등 이 세 가지가 주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고사숙어는 옛 사람이 한 말이나 역사상에 있었던 일은 드물고 거의 설화와 관계된 것이다. 그것도 중국에서는 어떤 설화에서 직접 익은말이 생긴 것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는 신라·고려·이조 중엽까지 그런 우리 고사숙어와 설화를 아울러 기록하여 놓은 것이 적다. 그래서 구전되는 동안에 설화가 앞선 것인지 익은말이 앞선 것인지 두 가지가 독립된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많아 어떤 익은말에 있어서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설화가 다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책 이름도 설화가 따르는 익은말이라고 하였다.
Contents
[ ㄱ ]
가까운 무당보다 먼데 무당을 찾는다, 동네 무당 영하지 않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가난한 사람이 자식은 많다, 저 먹을 것은 제가 가지고 태어난다 … 21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도 무섭다
값도 모르고 싸다 한다
강감찬이 번갯칼 꺾듯 한다
......
[ ㄴ ]
나귀 등에 짐을 지고 타나 싣고 타나
나 데려가요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바람풍해라
나도 마누라가 있다
나도 모자라서 드문드문 감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