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로, 1부에서는 개별 학문들이 공간적 전회에 대해 고유의 관점을 피력할 수 있는 공동의 토론장을 제공하였다. 이를 위해 문화학적 문학이론 및 영화학, 역사학, 사회학, 매체학, 철학 분야의 논문들을 모아 놓았다. 두 번째 목표는 인문지리학이 그 본질상 반드시 필요한 범학문적 공간적 전회 논의에 처음으로 적절하게 참여하는 데 있다. 그래서 2부에서는 공간적 전회를 둘러싼 이런 지리학 내부의 논의를 적절히 반영하도록 독자적인 토론장을 할애했다.
궁극적으로 공간적 전회 개념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그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게 이 책의 목표이다. 그런데 이 개념과 결부된 타당성의 요구들 그리고 개념의 범위에 대한 사고들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거대 패러다임으로서의 본원적 전회를 의미하는가 하면 출발 개념, 발견적 기준, 어느 정도 단기적인 “시각의 전환”(카를 하인츠 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각기 다른 개념 유형들은 각각의 연구 주제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본서에서 그 영향이 무엇인지 밝혀진다.
나아가 이 책의 개념의 범위로, 지형학적 측면은 주로 문학이론과 문화학의 논의들이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위상학적 공간 개념 및 공간 서술의 정립은 철학 쪽에서 특히 수학과 현상학의 개념 전통에 주목하면서 요구하고 있다. 만약 본서에 수록된 각 학문 특유의 공간적 전회 논의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공간의 소멸” 또는 “지리학의 종말”이라는 표현에 대한 의구심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공간적 전회는 1980년대 말부터 주로 포스트모던 매체이론에서 확산된 위의 주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오래전에 제기된 공간소멸 명제의 이 최신 유형에 대한 비판적 자세가 학제적인 공간적 전회 담론의 특징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공간적 전회의 옹호자들에게 이런 학제적인 공간적 전회의 시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공간 무지를 바로잡는 필수적인 교정 장치이지만, 그 비판자들에게는 어느덧 과잉 교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Contents
서문: 우리는 공간에서 무엇을 읽는가?
공간적 전회와 지리학자들의 내밀한 지식 (외르크 되링/트리스탄 틸만)
1부: 문화학과 사회과학의 공간적 전회
1. 운용 및 상상 매트릭스로 기능하는 지도
한 공간매체의 역사에 관하여 (외르크 뒤네)
2. 영상학
네 장면으로 보는 공간적 전회 (줄리아나 브루노)
3. “공간의 관성”
페르낭 브로델과 역사학의 공간 이야기들 (에릭 필츠)
4. 공간적 전회 그리고 역사학이 세계화에 쏟는 관심 (마티아스 미델)
5. “공간의 부활”
사회학적 범주로서의 공간의 중요성 (마르쿠스 슈뢰어)
6. 세계사회의 기능체계를 통한 공간의 통제와 조직 (루돌프 슈티히베)
7. 네트워크 사회의 지리 의미론 (닐스 베르버)
8. 사이버네틱 로컬리즘
재배치된 공간 (만프레트 파슬러)
9. 공간적 전회 - 지형학적 전회 - 위상학적 전회
여러 공간 패러다임의 차이에 관하여 (슈테판 귄첼)
2부: 공간적 전회와 인문지리학
10. “시대정신”에서 “공간정신”으로
공간적 전회에 대한 새로운 왜곡들 (에드워드 W. 소자)
11. 지리학에서 바라본 공간적 전회 (게르하르트 하르트)
12. 스스로 만들어 낸 놀라움
사회의 자기기술 용어로서의 공간이 맞은 르네상스 (마르크 레데페닝)
13. 사회의 공간상
체계이론에서 사회적인 것의 공간성에 관하여 (롤란트 리푸너)
14. 신체, 공간, 매체적 재현 (베노 베를렌)
15. 공간 (나이절 스리프트)
16. 시간: 공간 (마이크 크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