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마음에 온기를 전하는 100년 된 이발소가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어느 이발소에 관한
특별하고도 낯선 기록들
『만리동 이발소』는 100년 가까이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 온 ‘성우이용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3대째 가업을 이어 온 이발사 아저씨는 매일 아침 이발소 곳곳을 말끔히 청소합니다. 햇살과 바람에 잘 마른 수건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먼지가 내려앉은 화분도 깔끔히 닦고 나면 손님 맞을 준비가 끝납니다. 이발사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깨끗하게 빨아 놓은 흰 가운을 입습니다. 9시, 성우이용원이 영업을 시작합니다.
이곳에는 미용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도구들이 가득합니다. 사오십 년도 훌쩍 넘은 이발 가위가 있고 린스 대신 식초를 사용하며 면도 스프레이 대신 전분가루를 뿌립니다. 분무기가 있을 자리에는 거품 솔이 놓여 있고 머리를 감는 곳은 누워서 머리를 감는 샴푸의자 대신 물뿌리개와 양동이가 자리를 지키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상한 것은 비단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발소를 찾아와 이발 의자에 앉는 손님들은 꾸벅꾸벅 졸고, 머리를 깎는 이발사 아저씨도 말없이 쓱쓱싹싹 머리 깎는 일에만 집중합니다.
향긋한 비누 냄새가 코끝을 간질거리는 ‘만리동 이발소’에서 사람들은 어떤 머리를 하게 될까요? 또 1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손님들은 이곳에 어떤 이야기들을 남겨 놓았을까요?
이제는 사라져버린 오래된 장소와 물건들에 관심을 가져 온 한주리 작가님은, 성우이용원의 정겨운 모습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 담았습니다. 100여 년 동안 비바람을 막아 온 삐뚤빼뚤한 지붕과, 50년 넘게 이발사로 살아 온 아저씨의 주름진 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손님들의 편안한 얼굴까지……. 만리동 이발소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위로와 정겨움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만리동 이발소』는 어린 시절 아빠 손을 잡고 이발소에 간 경험이 있는 아버지 세대에게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미용실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이발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합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이 책을 읽고, 한 번쯤 오래된 이발소를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낡고 오래된 것’ ‘그동안 우리가 잊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의 의미를 깨닫기를 희망합니다.
Author
한주리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서울 외곽의 신도시에 살게 되면서 오래된 장소와 시간의 흔적에 관심이 생겼고, 의미 있는 장소들이 우리 곁에서 영영 사라지기 전에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 알게 된 성우이용원을 화폭에 담아 『만리동 이발소』를 엮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상 속 작은 것의 가치를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에비, 용을 깨우는 주문』 『똥국장 청국장』 『아우네 장터에 유관순이 나타났다』 등이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함께 프로젝트’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서울 외곽의 신도시에 살게 되면서 오래된 장소와 시간의 흔적에 관심이 생겼고, 의미 있는 장소들이 우리 곁에서 영영 사라지기 전에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 알게 된 성우이용원을 화폭에 담아 『만리동 이발소』를 엮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상 속 작은 것의 가치를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에비, 용을 깨우는 주문』 『똥국장 청국장』 『아우네 장터에 유관순이 나타났다』 등이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함께 프로젝트’ 전시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