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바다’, 인간 존재와 행위의 요소적 소여성所與性이 국제법과 전쟁들을 규정한다. 정치, 전쟁, 적대, 법과 인간성에 대한 민족과 나라들의 서로 다른 이해들은 공간에 대한 그들 고유의 이해방식의 차이에서 나온다. “대지의 노모스”란 무엇인가?
전 세계적 평화를 위한 기회는 존재하는가?
『땅과 바다』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슈미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부터 자본주의가 고통스럽게 태동하는 유럽의 식민주의 팽창 시기까지, 베네치아의 등장, 해적, 약탈 자본주의, 유럽의 공간혁명, 영국제국의 발흥과 같은 ‘지구의 노모스Nomos’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나치 독일을 해양의 적으로서 영국과 미국에 맞서는 대륙의 땅 권력으로 설정하면서 고유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그 안에는 세네카, 셰익스피어, 허먼 멜빌, 벤야민, 디즈레일리 같은 다양한 지성인들의 사상이 인용되는데, 슈미트는 이들을 통해 철학적인 어조로 깊은 역사 인식적 해석을 제시한다.
슈미트는 21세기를 형성하는 힘들에 대한 심오한 숙고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지구의 미래의 가능성(그리고 위험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한다. 슈미트의 원대한 철학적 역사와 그 역사를 구성하는 맥락의 지독한 구체성 사이에서 오는 긴장은 이 책을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만들며 그의 책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우리를 환기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