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어가 쌓이지 않고 반쪽에 머문 이유는 죽은 편지들(dead letters), 즉, 수취인 불명의 편지들 때문이다. 수많은 편지가 들어왔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는 분류함이 없었기에 데이터는 튕겨 나갔고 막상 말을 하거나 글을 써야 할 때 꺼내올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영어설계: 유닛(unit)’의 미덕은 30년간 현대언어학을 연구하여 현장에 적용한 전문적인 콘텐츠이지만 조금도 어렵지 않고 일반인에게도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특히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지만, 영어의 실체를 잡을 수 없었던 학습자들과 구태의연한 영어 교수법에서 벗어나고 싶은 선생님들에게 명쾌한 영어 설계도가 될 것이다. 여태까지 영어 학습법에 대한 비판이나 단편적인 문법 지식을 보여준 책은 많았지만, ‘영어라는 언어’가 근본적으로 어떻게 시작했고 진화했으며 왜 이런 식의 독특한 설계 구조와 리듬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완결해서 보여준 책은 없었기에 특히 흥미롭고 논리적이다.
이 책의 주장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엉터리 설계 때문에 영어라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무려 14년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가 들어왔지만, 우리의 영어 정보가 쌓이지 않는 원인은 인풋(input)이 불가능한 영어 설계의 결함 때문이다. 이제는 문법/독해/영작/말하기를 따로 공부해야 하는 이 무서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2)품사와 문장 5형식은 영어설계 단위가 될 수 없다!』 18C의 품사문법과 100년도 넘은 문장 5형식의 일본식 체계는 구(phrase)와 절(clause)의 기반이 없기에 문장이라는 집을 단계별로 지을 수 없고, 무엇보다 문장이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없다. 이 비실효성 때문에 ‘문법은 소용없다’는 주장이 일반화되고, 우리 영어 교육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끊어읽기(chunking)나 기계적 표현 암기의 함정에 빠졌다.
『(3)현대언어학은 강력하지만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방대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하나의 단계/체계로 통합해야 한다!』 현대언어학은 기존 체계의 허술함을 해결할 설명력을 갖추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에 너무 전문적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한국인인 우리가 영어라는 전혀 다른 언어를 체화(體化)할 때 필요한 하나의 단계로 통사론/인지 언어학/영어 통시론(역사)/코퍼스 언어학(빈도)라는 4가지 영역을 통합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저자는 지난 30년 간 이 문제에만 매달렸고 ‘해석이론’과 ‘단락이론’이라는 과도기를 거쳐서 결국 ‘유닛(unit)’과 ‘리듬(rhythm)’이라는 해법을 영어 발달사와 현장에서 찾아냈다. ‘유닛(unit)’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문법 용어나 개념들을 하나로 연결해서 케케묵은 품사문법/일본식 문법의 한계를 거부감 없이 극복하게 도와줄 설계도이다. 1차 정보와 2차 정보의 ‘위치’와 ‘형태’라는 좌표를 통해 왜 예전의 체계는 허술할 수밖에 없었나를 설명하고 조직화가 가능한 새로운 기반 설계를 제시할 것이다.
Contents
들어가는 글
유닛 01 : 조직화, 설계의 필요성: “엉터리 설계 때문에 영어라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01] ‘왜 난 안 되지?’, 막막한 영어 순례의 길: 영어 정보가 쌓이지 않는 근본 원인
[02] 조직화란 무엇인가?: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설계도
[03] 한국어 퍼즐게임: 설계도가 없는 파편적인 학습
[04] 하나의 관점에서 N개의 관점으로: 하나의 집을 3가지 방식으로 지어보자!
유닛 02 : 위치, 설계의 기반: 현대영어는 ‘위치어’
[01] 고대영어는 ‘굴절어’: 모든 것이 꺾인다
[02] 현대영어는 ‘위치어’: 굴절을 버리고 위치를 택하다
[03] ‘위치’가 품사를 결정한다: “sky가 동사라고?”
유닛 03 : 유닛, 설계의 단위: “8품사와 문장 5형식은 설계 단위가 될 수 없다”
[01] 우리말은 붙어있지만 영어는 쪼개져 있다: ‘고양이에게’와 ‘to a cat’의 차이점은?
[02] 영어의 설계 단위는 ‘8품사’가 아니다: 8품사는 너무 허술한 그물이다
[03] 3개의 이상한 레고 박스들: 8품사/문장 5형식/현대언어학의 한계
[04] 영어의 설계 단위는 ‘유닛’: 8품사/문장 5형식/현대언어학의 한계를 극복하라
유닛 04: 전체 설계: 작은 유닛 & 큰 유닛: 8품사의 해결책 & 문장 5형식의 해결책
[01] 1차 정보 & 2차 정보: 철사 → 뼈대 → 점토
[02] 영어의 리듬: “1차와 2차가 결합하면서 고유한 리듬이 만들어진다”
[03] 기본문장: 모든 영어 문장은 5개의 기본문장 중 하나이다
[04] 작은 유닛: 40개의 레고 블록 8품사의 해법
[05] 큰 유닛: 9개의 세트 문장 5형식의 해법
[06] ‘절’, 영어 설계의 꽃: ‘절’을 단계별로 확장할 수 있는 설계인가?
유닛 05: 설계도(1) 한정사+전치수식어+명사: 명사를 둘러싸는 2개의 막
[01] 명사는 2개의 막에 의해서 둘러싸여 있다: “명사에 기생하다”
[02] ‘명사’의 핵심은 ‘개체성’: egg가 셀 수 없다고?
[03] 한정사가 명사의 개체성을 드러낸다: a number of earthquakes를 세트로 익혀야 하는 이유
[04] 관사 알고리즘: 관사의 핵심은 ‘확정’
[05] 지시사/소유격: 지시사의 핵심은 ‘근접’/소유격은 하나의 유닛
[06] 수량어: 명사의 개체성과 직결되는 한정사
[07] 전치수식어: 명사에 정보를 덧붙인다
[01] 조동사요소는 동사를 둘러싸는 막이다: “동사에 기생하다”
[02] 시제: 사건이 언제 일어났느냐?
[03] 조동사: 얼마나 강력하게 이야기하느냐?
[04] 완료/진행: 사건의 연관성/일시성을 지켜본다
[05] 태: 주제를 전환시킨다
[06] 가정법: 가정법은 조동사로 전환되었다
유닛 08: 설계도(4) 기본문장: 영어 문장의 뼈대
[01] ‘조동사요소+동사’ 유닛: 큰 유닛 be, V, be Ved
[02] 기본문장1: A be B(A는 B이다)
[03] 형용사: A be B에서 B
[04] 기본문장2: A V B(A가 B를 ㅡ하다)
[05] 기본문장3: B be Ved(B가 ㅡ되어지다)
[06] 기본문장4: A be/There be A(A가 있다)
[07] 기본문장5: A V(A가 ㅡ하다)
[08] 수여동사: 수여동사의 골격은 A V B
유닛 09: 설계도(5) 2차 정보(부사): 부차적으로 달라붙는 단어
[01] ‘부사’, 타고 난 이인자(二人者): 동사와 제일 친하다
[02] 문장 끝에 나오는 부사: 1차 정보의 위치가 우선한다
유닛 10:설계도(6) 2차 정보(전치사구): 가장 활발한 2차 정보
[01] ‘1차 정보 + 2차 정보(전치사구)’: “입안의 혀처럼 굴다”
[02] 기초 전치사의 중심 개념: 중심 개념→시간→사회→문화→심리→추상
[03] 기초 전치사: 이음줄과 작은괄호
[04] 강한 연결: 1차 정보와 2차 정보의 이미지 연결
[05] 문장 끝에 나오는 전치사구: 1차 정보의 위치가 우선한다
[06] 전치사적 부사: 전치사적 부사와 전치사를 구분하라
[07] 중급 전치사: 작은괄호로 묶고 핵을 찾아라
유닛 11:설계도(7) 2차 정보(절: 결합/압축) 명/형/동/문에 문장이 결합하거나 압축된다
[01] 절의 재료: 김밥을 말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02] 절의 4가지 단계: 결합→압축→삭제→이동
[03] 관계절의 결합/압축: 선행명사 + 관계절(2차 정보)
[04] 보충절의 결합/압축: 추상명사/형용사 뒤에 내용이 되는 정보를 2차로 결합한다
[05] 명사절의 결합: 동사 앞뒤에 ‘THAT절/WH절’이 결합한다
[06] 명사절의 압축: 명사 자리에 결합한 절이 ‘TO절/ING절’로 압축된다
[07] 부사절의 결합/압축: 문장 앞뒤에 ‘절’이 결합하고 압축한다
[08] 절의 결합과 압축: “모든 절에 좌표를 설정하라!”
유닛 12:설계도(8) 2차 정보(절: 삭제/이동) 빈도가 높은 위치 & 뚱뚱한 명사절
[01] 절의 삭제: 빈도가 높은 위치에서 삭제가 일어난다
[02] 절의 이동: 뚱뚱할 때/주제로 내세울 때 이동이 일어난다
미주
참고문헌
후기
Author
박상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현대언어학에 매료되어 공부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몇 년간 정리했던 이론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았지만, 직접 먹여보고 그 효과를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직접 가르치고 공부하면서 150여 종이 넘는 교재를 썼습니다. 그간의 현장 경험을 모아서 ‘해석이론’과 ‘단락이론’ 시리즈를 선보였고 과분한 호응을 받았지만, 기반이 없는 학습자에게는 무겁고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과 온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완전학습 모델을 만들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헌신적이고 젊은 동지들과 뜻을 모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어설계’는 이후 11년간 저희 ‘영어설계소’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달렸던 콘텐츠와 학습 리듬의 최종 결과물입니다. 그사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4년간 협업한 결과물을 토대로 개인맞춤형 수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네오스콜라1(DiNA)을 만들었고, 이후 7년간은 많은 학교/지자체와 공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네오스콜라2’를 개발했습니다. 저희 영어설계소의 모토는 ‘단 한 명도 버림받지 않는 교육’이고 저희의 꿈은 ‘교육이 고통이 아니라 벅찬 기쁨이 될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현대언어학에 매료되어 공부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몇 년간 정리했던 이론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았지만, 직접 먹여보고 그 효과를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직접 가르치고 공부하면서 150여 종이 넘는 교재를 썼습니다. 그간의 현장 경험을 모아서 ‘해석이론’과 ‘단락이론’ 시리즈를 선보였고 과분한 호응을 받았지만, 기반이 없는 학습자에게는 무겁고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과 온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완전학습 모델을 만들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헌신적이고 젊은 동지들과 뜻을 모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어설계’는 이후 11년간 저희 ‘영어설계소’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달렸던 콘텐츠와 학습 리듬의 최종 결과물입니다. 그사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4년간 협업한 결과물을 토대로 개인맞춤형 수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네오스콜라1(DiNA)을 만들었고, 이후 7년간은 많은 학교/지자체와 공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네오스콜라2’를 개발했습니다. 저희 영어설계소의 모토는 ‘단 한 명도 버림받지 않는 교육’이고 저희의 꿈은 ‘교육이 고통이 아니라 벅찬 기쁨이 될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