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이건 절대 비밀인데 말이야, 사실 어른들은 우리를 잘 몰라
이제는 천사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19세 소녀의 입을 통해 듣는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외로움, 슬픔, 그리고 쓸쓸한 내면의 이야기
우리 아이들은 경쟁에서 이겨 성공을 ‘쟁취’하는 것만이 목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친구들끼리도 견제하고 성적을 비교하고 한치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세상이지요. 어른들은 그게 다 제 탓인 줄도 모르고 혀를 끌끌 차지만 사실 희망은 아이들에게 있어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욕심과 열정을 구별할 줄 알고, 속물이 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데서 한없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런 아이들이야말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것, 따로 있지 않아요
무표정한 어른의 얼굴, 정들었던 무언가와 헤어지는 일, 아빠의 고함 소리,
아무리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을 때 느끼는 막막함, 혼자 지내야 하는 생일날 같은 것들
신인작가 변선진이 오랫동안 구상하고 몰입하고 노력을 기울여서 만든 이 그림책이 특별한 까닭은 작가가 어느 대안학교를 졸업한 19세 소녀이고 그 소녀가 졸업 작품으로 오랫동안 공들여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미 2010년 세상을 떠났고 이 책이 첫 책이자 마지막 책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슬프지 않은 이별은 없고, 훌륭한 재능을 미처 꽃피우기도 전에 저물어 버리는 생명도 수없이 많겠지만 변선진은 이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어요.
이제 막 어른의 문턱에 서서 진지하게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던 아이들에게, 작가 변선진이 남긴 창작 일지에는 이 그림책을 위해 기울였던 온갖 수고로움과 심사숙고가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열정까지 깨닫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