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토론해요

토론하며 크는 아이들

주말이면 토론의 숲 캠프장에 아이들이 몰려든다. 대숲길을 걸어오면서 풀벌레와 만나기도 하고 이름 모를 들꽃과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이하며 까르르까르르 웃음꽃을 피우며 아이들이 마당으로 몰려든다. 책 한 권 들고 화단에 앉기도 하고, 토방에 눕기도 하며 뒹굴뒹굴 두어 시간 보내고 나면 어느새 마지막 쪽을 닫고 일어서는 아이들,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골든 벨 문제를 만들고 토론 논제를 뽑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막상 골든 벨 대회를 시작하면 슬그머니 책을 다시 펼친다. 건성으로 책을 읽다가 골든 벨 문제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토론을 펼치면 또 한 번 책을 열어 내용을 확인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데 토론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얼버무리게 되는 것이다.

친구가 말한 내용이 틀렸다고 책을 펼쳐서 보여 주는 아이, 아무도 모르는 것을 혼자만 기억하고 있다고 으쓱하는 아이, 책 내용보다 더 많은 배경지식을 쏟아내는 아이, 아이들은 토론을 하며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절로 신바람이 난다. 토론하고 난 후 쓴 글을 돌려 읽으면서 남의 글의 장점도 곧잘 찾아내며 다음번에는 귀신같이 친구들 흉내도 내며, 쑥쑥 자라 오른다.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집에서 아이들과 늘 토론을 하며 보낸 경험으로,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세 사람은 손을 놓지 못하고 이 토론문제은행을 만들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나이가 들어도 늘 아이처럼 동화책을 읽고 토론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바치고 싶다.